1996-11-30 11:33

[ (인터뷰)-3년차 ]

제일제당(주) 물류개선실 서울물류과 이찬승

앙고 없는 찐빵.
고무줄 없는 팬티.
물류 지원 없는 영업.
같이 있으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그 중요성을 모르지만 앞의 요소가 없으
면 완전한 존재가 되지 못하는 것들이다.
제일제당 물류개선실 서울물류과에 있는 이찬승씨의 경우 이같은 이야기가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가 제일제당에 입사한 것은 지난 85년으로 올해 「10년 근속상」을 수상
한 인물.
“처음 7년간은 개발파트에서 근무를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웬지 갇혀 있는 느낌이 들어 방향을 모색하는 중에 영업부로 지
원을 했었죠.
그런데 인사부에서 곧장 영업부에서 근무하기보다는 지원부서인 물류부서
를 먼저 경험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며 이쪽으로 발령을 낸 것이 물류와 인
연이 된 배경이죠.”
이같은 연유로 그가 물류부서에 근무한 것도 이미 3년이 훌쩍 넘었다.
지금은 서울물류과 내에 네개의 파트 중 하나인 식품부의 팀장을 맡고 있
을 정도.
“물류라는 것을 잘 알지 못하던 때에는 물류란 단지 배송만 하면 되는 것
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물류의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라며 말을 잇는다.
한편 제일제당의 경우 3년전부터 물류개선실 전사원이 한해동안 추진한 개
선활동을 총점검하는 「1인 1개선테마 발표대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이
번에 발표되는 8개의 테마 중의 하나가 바로 그의 것이다.
주제는 「거래처 약도 전산화」.
지금까지 배송기사들이 각자 배송 전에 전화를 걸어 배송장소를 확인하는
것에 착안하여 거래처 약도를 CD롬으로 제작했다.
그래서 이제는 누구나 거래처 코드 6자리만 누르면 화면이나 프린트된 인
쇄 상태로 약도를 볼 수 있다.
또한 책자로도 이미 마련된 상태.
이런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었냐는 질문에 그는 처음 착안은 ‘조휘 과장
님 덕’이라며 감탄의 눈길이 부담스럽다는 눈치다.
또한 각 구역별로 정리를 하는 것이 힘들어서 그렇지 CD롬 제작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라고 겸손마저 부린다.
그러나 컴퓨터라고는 워드 정도만 다룰 수 있었던 그가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이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슴은 분명한 터.
더군다나 남들은 한번 뽑히기도 어려운 테마 발표자로 그는 재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선정되었으니 굳이 상사의 ‘떠오르는 별’이란 귀뜀이 없어도
그의 노력과 성실성은 충분히 입증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혼에 있어서도 그는 이래저래 행복한 사람이다.
5년간의 연애 기간동안 만나지 않은 날이 채 20일도 되지 않을 정도로 ‘
진한’ 연애를 한 그는 3년 전에 결혼해 딸을 하나 두었다고.
“남들이 말하기를 가장 잘 사는 부부란 친남매처럼 사는 부부라고 하더군
요.
저희가 바로 그렇습니다.
아직도 저를 오빠라고 불러 가끔 어른들께 혼나기도 하지만 제 집사람은
저의 모든 것을 이해해주는 사람입니다.
마음씨가 참 맑고 깨끗한 사람이죠.
무엇보다도 얼굴이 예쁘고요.”
침을 튀겨 가며 아내 자랑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 남들이 보기에 마땅이 팔
불출 감이었지만 은근히 샘이 날 정도로 그의 아내 사랑은 지극하다.
“배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무조건 물류부서를 질책하는 영업쪽과
많은 마찰이 있다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기존의 유통경로와는 판이하게 다
른 신업태 배송을 완벽하게 해냈을 때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뛰고 또 뛴다’는 제 좌우명처럼 계속적으로 목표를 설정해서
일 하려고 합니다.”
다부진 그의 말 속에서 ‘떠오르는 별’이란 칭찬이 공연한 소리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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