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5-04 10:53

시네마천국 / "취화선"

그림에 취한 神仙,
불꽃같은 天才畵家!

취화선

5월 10일 개봉!
제작·기획 / 태흥영화
각본 / 도올 김용옥, 임권택
감독 / 임권택
출연 / 최민식, 안성기, 유호정, 김여진, 손예진



얼추 설법 같은 소리 몇 마디 해보자.
영화 관객이란 모름지기 한 편의 영화를 통해 재미를 찾으려는 끊임없는 구도자. 아무리 영화가 재미없어도 몸소 체험하기 전에는 쉽사리 판단을 내리지 않는 것이 진정한 구도자의 자세다.
그렇다면 영화 제작자나 감독은 과연 영화를 통해 무엇을 담으려고 하는가. 물론 ‘재미’가 가장 우선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관객이 몰리고, 관객이 몰려야 영화 제작에 들어간 돈도 뽑아내고 후속 영화를 작업할 여력도 생긴다.
이런 면에서 관객은 일종의 무작위적인 소비행위의 주체인 동시에, 영화의 흥행을 판가름하는 냉엄한 심판자로 군림하고 있다.
5월에 개봉되는 영화 ‘취화선’은 임권택 감독의 심(心)과 혈(血)이 투영된 작품, 언제나 흥행보다는 작품에 더 집중하는 감독의 새 영화다. 작품성에 치중한 영화는 어쩌면 흥행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노리고 있다고 할 만큼 최근의 추세가 그렇다. 순수 독립영화는 박스오피스 주변에도 못가보고 영화평론가들의 극찬속에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 헌데 이런 모습은 지극히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영화적(?)이다.
예술가(임권택)가 조명하는 예술가(장승업)의 삶
이제 흰소리는 그만두고 영화 얘기를 해볼까.
임권택 감독은 무엇보다 영화의 소재인 인물 장승업에 집착하고 있다.
“오원 장승업. 술과 예술 그리고 방랑의 생애. 왕이 불러 그림을 청해도 자기가 싫으면 궁궐을 뛰쳐나온 자유인! 진정한 예술을 위해서 세속적인 가치를 초개같이 버리고 치열한 장인정신으로 살아낸 환쟁이!”
진정한 환쟁이의 삶에 집착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는 곧 예술인으로서의 장승업의 경지(境地)를 임감독 스스로가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나타내는 동시에 일반들은 이루지 못한 것, 이룰 수 없는 것에 대한 경탄(驚歎)을 금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가 52세의 나이에 행방불명이 되자 당시 그에 대한 세인들의 평가는 이러했다. 그는 신선이 되었을 것이다. 아니면 금강산에 들어가 신선처럼 살았을 것이다. 나는 그가 신선이 되었다고 상상할 수 없다. 그는 18세기 암울한 세상을 살아나며 자신의 예술혼을 지켜내고 환쟁이로서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절박한 고뇌와 부대낌을 안고 사라졌을 것이다.”
시대적 요소가 어찌되었건 간에 감독이 바라보는 영화속 인물은 심지어 경외의 대상으로 격상되기도 한다. 이는 곧 영화를 통해 감독이 자신의 삶을 진단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인 셈이다. 어쨌든 영화는 한 예술가의 삶을 통해 우리네 일상에서의 옥죄임을 조금이나마 풀어주려는 듯 마음껏 제 갈 길을 간다. 우리에게도 과연 그런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부디 영화가 대리만족에 그칠지라도 감독의 말처럼 삶은 계속된다.
“예술이란 완성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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