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3-11 16:02

[인물포커스]원성해운 高勝忠 사장

마도로스의 꿈을 꾸며 자란 바닷가 소년은 아니라 할지라도, 누구나 한 번쯤 바쁜 일상에서 빠져 나와 온 세계를 무대로 활보하고 싶은 꿈은 가슴 한 켠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을 법도 하다. 다른 모습, 다른 생각, 다른 삶들…
그러나 일 초를 다투며 사는 우리네 현실에서 그것이 어디 그리 녹록하던가?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며 수출입 화물을 실어 나르는 선박들. 온 세계 항만을 누비며 다니는 선박 회사는 그 배가 들어가는 항구 못잖게 다양하다. 가방을 둘러메고 일상을 박차고 나갈 수 없다면 한 번 우리 주변으로 눈을 돌려보자.
본 지에서는 한국에 들어와 있는 해운 물류 업계 사장, 주재원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의 회사, 그들만의 생각, 삶, 일 등에 대해 나눠 보는 자리를 격주로 마련한다. – 전문

평등하게 일하고 보상 받는 사회를 꿈꾸며

‘○○은 크다’라는 것은 명제가 될 수 없다고 학교 다닐 때 배운 기억이 있다. 크다는 것에 대한 절대적 기준이 없으므로 언제나 상대적으로 ‘어느 것에 비해’ 라는 식으로 비교될 수 밖에 없고 그에 대한 참, 거짓 또한 다룰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언제나 중국은 우리에게 ‘큰 나라’ 라는 개념으로 자리 잡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긴 구 소련, 캐나다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넓은 나라라고 하니 우리의 머리 속에 들어있는 그 ‘큰 나라’라는 것이 잘못 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COSCO Container lines (COSCON, 중원집장상운수유한공사)은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컨테이너 서비스를 제공한 COSCO Shanghai를 모체로 하고 있다. 중국 개방화의 물결이 일던 1978년, ‘Ping Xiang Cheng’호는 컨테이너를 싣고 상해항을 출발, 오스트리아로 향했다. 이후 1997년 1월 COSCO Container Lines(COSCON)은 COSCO Group의 컨테이너 운송 부분 특화 회사로 상하이에 세워졌다. 그 후 120여대의 컨테이너 선박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수송 물동량이 대략 4백만 TEU를 웃도는 상위 선사로 부상하였다. 현재 COSCON은 지구상 100여 개의 항구를 연결하는 대략 20여 항로를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 내 선박회사로서는 처음으로 ISO 9002 인증을 받기도 하였다.
COSCON의 한국 지사인 원성해운은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708-11 동우빌딩 11층에 자리하고 있다. 작년에 입주하게 된 이 빌딩에는 같은 COSCO 그룹 아래 있는 COSCO Korea와 CO-Heung (경한해운유한공사)이 윗집, 옆집 사이로 사이 좋게 들어 있다. 늘 양복 상의에 하늘을 찌를 듯이 뻗쳐 있는 빨간 COSCO 뱃지를 달고 다니는 COSCO 맨들의 한국 최고 사령탑은 고승충 사장. 1994년 한중간 합작 투자에 의한 회사로 시작되어 1998년 중국에서 100% 투자한 지사 (branch) 체제로 전환하면서 고승충 사장은 처음 한국에 오게 되었다.
자그마한 체구에 이웃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인상을 주는 고사장은 언제 가도 사람 좋은 웃음으로 맞아준다. 그러나 영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시장 상황에 대해 논할 때면 이내 전문가적인 긴장감이 뿜어 나옴을 느낀다.

-작년도 시황은 어땠습니까?

“작년 한 해 9.11 미 테러 등의 여파로 세계 경제가 곤두박질 칠 때도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중국 경제만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대략 GDP 기준 3% 이상의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한/중간 컨테이너 물량도 정확한 수치를 말씀드릴 수는 없으나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년 COSCON의 한/중간 처리 물동량은 줄어들었습니다.
작년에 한/중 항로에 제3국적 선사들이 대거 들어오면서 이 항로 선복량이 대략 10 - 20% 증가하였습니다. 화물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늘어난 선복량은 항로 운임을 바닥으로 내려가게 했습니다. 한국에서 중국까지의 컨테이너 운임이 140달러를 밑도는 등 항로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짐을 실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고 사장은 수지를 맞출 수 없다면 짐을 실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시장운임을 따라가지 않고 예의 운임을 고수하였다. 결국 COSCON은 작년 한/중 항로 선복량을 줄이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었다고.

- COSCON의 한국발 항로 서비스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요?
“COSOCN은 처음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할 때부터 북미, 캐나다, 북 중국, 호주 뉴질랜드, 이스라엘, 지중해 등지로의 직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중 미주 서비스는 한진, 양밍, K-Line 등과의 얼라이언스 체제에 의해, 지중해 방면 서비스는 Zim 라인과의 공조 체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체제는 해운회사간의 경쟁력 약화를 막고 쌍방간에 이득을 얻게 하는 호리호혜(互利互惠)의 정신으로 양쪽 모두를 튼튼하게 만들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도 COSCON은 환적 서비스를 통해 지구촌 어디에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늘 상대를 편안하게 해 주는 웃음을 짓고 있는 고사장의 경영철학도 결국은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의 다름 아니다.
-사장님 나름대로의 회사운영 철칙이나 철학이 있을까요?

“권위주의적인 회사가 아닌 민주적인 회사로 꾸려 나가고자 합니다. 회사 구성원 전체가 하나의 큰 가족을 이룬다는 생각 하에 ‘가정식’ 분위기를 유지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겠지요. 저희 회사의 사훈인 協和圖强, 愛社奉獻도 이러한 뜻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상명하달(上命下達)식 문화를 거부하고 아래에서의 의견이 자연스럽게 위 선으로 전달(下意上達)되도록 하는 몇 가지 장치가 원성해운에는 있다. 3달에 1번씩 있는 노사정 회의를 통해 나온 의견들은 실무자들 선에서 나온 고충들이 윗 분들께 전해질 수 있는 통로로 작용하고 있으며, 연말이면 ‘민주생활회의’를 통해 전 직원들이 회사 발전에 대한 의견을 무기명으로 상정할 수 있는 시간들도 갖고 있다. 이외에도 한 달에 한 번씩 갖는 sales co-sharing, 부서장에게 상당부분 결재권을 주어 일의 신속성을 유지하도록 한 것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회의 등을 통해 사무실 이전, 사무실 집기 교환 등등의 몇몇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회사 자랑에 들어가면서 부쩍 말수가 늘어난 고사장이 예로 들은 또 하나의 특징이 개인 포상제도.
“업무 공헌도가 큰 사람에게는 성과급을 지급하되 중국 본사 차원에서의 포상이 이루어집니다. 또한 여직원이라고 해서 업무적인 면이나 월급 면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는 없습니다. 저희 회사는 남•녀 직원이 평등한 위치에서 같은 강도의 일을 하고 출장도 가고, 급여 체계도 같습니다.”
여권이 많이 신장되어 있는 중국본토의 영향을 받아 원성해운에서도 남녀차별을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고사장이 바라보는 한국의 모습 중 안타까운 것 중 하나가 바로 남녀 차별. 유교의 본원지라 할 수 있는 중국은 이미 어른 공경의 모습 등이 자취를 감춘 지 오래라고 고사장은 말했다.
그러기에 아직도 웃어른을 공경하고 이웃끼리의 정이 살아있는 한국의 모습이 고사장에게는 아름답게 비친다고. 그러나, 아직도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남녀차별의 모습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든다고 한다.

-사장님의 서울 생활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요?
“처음에는 집사람과 같이 살았는데, 집사람이 외로움을 많이 타서 얼마 전 중국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요즘 본의 아닌 ‘서울총각’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아침 6시에서 6시 30분 정도 기상해서 집 근처 매봉산을 올라갔다 오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직접 요리를 해서 끼니를 해결하고 시간이 있을 때면 집안 청소나 독서 등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등산을 좋아해서 소백산, 금강산, 설악산, 내장산, 한라산 등을 두루 다녀보았습니다. 가끔 원성해운이 하주들과 가지는 축구대회에 참가하기도 하지요.”
산동성 청도 출신인 고사장은 고등학교에서 졸업한 후 하역회사에서 5년간 일했다. 대학에서 해운영어를 전공한 후 정부에서 정해 주는 대로 port authority에 취직이 되어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국에 살면서 그 무엇보다도 ‘한국인’ 이라는 귀한 보물을 얻었다고 말하는 고사장은 아침마다 등산길에 만나는 사람들, 수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으며 마냥 즐거워했다.
얼마 전 국내 모 선사에서 사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내용에 대해 고사장은 손사래를 치며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모든 사원에 대해 평등한 기회를 부여하고 노력하는 자의 그 노력을 인정해 주는 그들만의 자세가 WTO 가입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그들 나라의 저력으로 이제 해운 쪽에서 빛을 발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한다.
취재•글 백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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