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2-19 17:24
세계경기의 장기침체와 9.11 미 테러사태여파로 해운, 무역업계가 시름속에 올 한해를 마무리하고 있는 시점에서 엔저라는 새로운 복병이 튀어나와 새해 연초부터 수출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일본의 경기가 장기화되면서 아시아국가는 물론이고 전세계에 미치는 경기침체 파장은 커 가뜩이나 움츠려있는 수출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식의 엔화가치 급락은 우리나라 수출에 타격이 예상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정부나 해운, 무역업계에서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가파른 엔저현상은 원화가치가 오히려 상승세 무드에 있는 현시점에서 우리 수출기업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 분명해 심각한 엔저현상에 대한 원화 환율의 적절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일본 엔화가치가 10% 떨어지면 한국 수출은 27억달러, 수입은 8억달러가 감소해 연간 무역수지 흑자 감소폭이 19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역협회이 설문조사한 바에 의하면 원-엔화 재정환율이 이미 일부업종에선 출혈수출을 감수해야 할 정도로 여건이 나빠진 상태로 전해지고 있어 각 업종마다 환율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자동차, 가전, 철강, 조선업계 등은 엔화추이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시나리오별로 수출대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주력 수출상품들이 급락하는 엔저로 인해 타격을 입을 때 내년도 수출전망치의 재조정은 불가피하고 우리경제 전망도 그만큼 불투명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수출전망의 불투명은 해운업계의 내년도 물량확보계획에도 차질을 가져오게 돼 선사를 비롯한 해운물류업계는 새해에도 하반기이후에나 그나마 조금씩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는 관계자들이 지배적이다.
정기선시황의 경우 내년도에도 선복과잉현상이 해소될 기미가 없기 때문에 본격적인 운임회복은 2003년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엔화가치 급락세는 더욱 어두운 그림자를 비추고 있다.
일본이 우리나라 최대의 수출경쟁국이고 경합된 상품들이 많다보니 엔저가 급락시 원화도 환율이 상승해야 하는데 일본과 우리나라의 경제여건이 서로 달라 원화의 가치의 급락은 현재로선 기대하기 힘들다. IMF는 내년도 일본의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로 보고 있고 우리경제는 3%정도의 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만 감안하더라도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제가 마이너스행진을 지속하면서 이미 농수산물의 수출가격은 급강하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수산물을 비롯한 농산물도 일본 내수시장이 얼어 붙으면서 수출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여건은 수출입 물량을 수송하는 해운업계에 바로 직격탄이 되어 집화경쟁이 치열해지고 이에 따른 운임 덤핑추세가 끊이지 않아 근해항로를 비롯한 해운선사들의 내년도 운임회복에 따른 경영호전은 현재로선 기대에 못미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해운업계는 철저한 시장조사와 함께 선복의 적정수준유지 그리고 선사간 협조체제가 강화를 더욱 공고히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기업간의 협력만이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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