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6-07 09:08
한 대학교수의 27일간의 승선 체험기가 책으로 엮어져 화제이다.
연세대학교 법학과 김상용(金相容) 교수는 2000년 교수 안식년을 독일 소재 막스
플랑크 외국사법 및 국제사법 연구소에서 보낸후 귀국시 한진해운의 협조를 얻어
5,300 TEU급 초대형 풀 컨테이너선인 “한진 런던 “호에 동승,함브르크부터 홍콩
까지의 27일간의 바다 여정을 담은 ‘바다와의 대화’를 출간하였다.
책 서문에서 저자는 독일 유학시절 한진해운 컨테이너선의 기관장으로 두 달에
한번씩 입항하여 해후하였던 동생과의 추억을 되새기고 지구의 반을 항해하면서
바다와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자신을 찾고자 동승을 결심하게 되었다며 승선
동기를 밝히고 있다.
이 책에는 2000년 11월 26일 함브르크 출발에서부터 펠릭스토우(영국), 로텔담
(네덜란드), 르아브르 (프랑스)등 유럽의 대표적인 항만을 경유, 비스케이만,
수에즈운하, 홍해, 아덴만,인도양, 말라카 해협 등을 지나 싱가포르를 거쳐
남지나해,얀티안(중국), 동년 12월 24일 홍콩에 도착하여 아내와 해후하기까지의
27일간의 생생한 체험과 생각들이 꼼꼼이 적혀져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우수한 선내 시설에 대한 놀라움에서부터 선박의 구조, 성능과
입,출항장면등 각종 선상생활에 대해 저자가 보고 들은 경험들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평이하게 서술되어 있으며, 해적 출몰 이야기나 대양 한 가운데서
해양대 동기생들이 우연히 조우하여 교신하는 장면등 민간인으로서는 접하기
힘든 외항 상선 생활을 현실감있게 다루었다.
특히, 기항지를 따라 해당 국가의 산업,문화에 대한 각종 정보가 제시되어 있어
여행 지침서로서도 한 몫을 하고 있으며, 승조원과의 진솔한 대화를 통한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의 자기 성찰이 깊이 베어있다. 그리고, 몸으로 체득한 선상생활을
바탕으로 해운산업이 국가 경제발전에 끼치는 지대한 공헌과 해운산업의 육성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항해의 소감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고 있다.
“… 항해를 통하여, 나는 육신의 눈으로는 바다와 도시와 자연경관을 보았으며, 마음의
눈으로는 세계를 보았으며,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인간과 자연의 질서를 보았다. 이렇게
육신의 눈과 마음의 눈을 통하여 자연세계와 인륜질서를 보고서, 나와 그리고 이 땅의
사람들이 가야할 길과 가져야할 자세에 관하여 많은 깨달음에 이르렀다.”
김 교수가 승선한 한진 런던호는 부산을 중심으로 미주와 구주를 왕복하는 펜듈럼(시계추)
항로에 투입되는 초대형선으로 20피트 컨테이너 5,300개를 적재하고서도 26.4노트
(시속 약 50 킬로미터)로 운항하는 무인 자동운항 시설이 갖춰진 첨단 고속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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