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자에 이어>
(4) 소결론
이 사건 제1화물에 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2024년 6월30일 제척기간이 도과했고, 이 사건 소는 그 이후인 2024년 12월30일 제기됐으므로, 이 사건 소 중 피고 B에 대해 이 사건 제1화물에 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해 각하해야 한다.
나. 피고 C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제1화물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제1화물에 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제척기간이 도과해 위 청구권이 소멸했음은 앞서 2.의 가.항에서 살펴본 것과 같으므로,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 중 이 사건 제1화물에 관한 부분 또한 부적법하다.
2) 이 사건 제2화물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제2화물에 관한 본안 전 항변의 요지
피고 B은 피고 C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이 사건 제척기간 연장 합의를 통해 원고에게 제척기간을 연장해 준바, 이는 피고 C에게는 효력이 없다.
나)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가 제14 내지 2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의 소송대리인은 이 사건 소 제기 이후인 2025년 9월24일 피고 B에게 “유선상으로 협의된 내용을 토대로 합의서 초안을 첨부와 같이 보내드리오니, 확인하신 후 이견이 없으시면 날인해 스캔본을 저희에게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역시 날인된 합의서를 수령하는 즉시 최종 날인된 합의서와 청구서를 보내드리겠습니다.”라는 이메일을 발송했다. 위 이메일에 첨부된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 초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원고의 소송대리인과 피고 B은 2025년 9월24일부터 2025년 11월4일까지 여러 차례 이 사건 합의서의 문구를 수정했다.
(3) 원고의 소송대리인이 2025년 11월4일 피고 B에게 송부한 이 사건 합의서의 수정된 내용은 아래 내용과 같다.
(4) 피고 B이 피고 C과 체결한 책임보험계약의 약관에는 ‘부과된 보험료를 고려해, 보험자는 보험계약자가 어떠한 명시적 워런티, 계약 또는 보증에 따라 부담한 책임에서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어떠한 청구와 관련된 손해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으며, 다만 그러한 명시적 워런티, 계약 또는 보증이 없었더라도 피보험자에게 그러한 책임이 발생했을 경우는 제외한다.’라는 특별약관이 포함돼 있다.
다) 구체적 판단
(1) 관련 법리
피보험자가 보험자의 동의 없이 제3자에 대해 변제, 승인 또는 화해를 한 경우에는 보험자가 그 책임을 면하게 되는 합의가 있는 때에도 그 행위가 현저하게 부당한 것이 아니면 보험자는 보상할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상법 제723조 제3항). 위 규정의 취지는 피보험자가 보험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합의 등을 했더라도 그것이 객관적으로 상당한 범위 내의 것이라면 피해자 구제 및 법률관계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보험자의 보상책임을 유지하되, 역으로 피보험자가 보험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피해자와 통모해 부당하게 과다한 금액을 청구할 목적으로 자의적이고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한 경우에는 이를 ‘현저하게 부당한 행위’로 보아 보험자를 면책함으로써 보험자의 정당한 법적 이익을 보호하려는 데 있다.
(2) 이 사건 제척기간 연장 합의의 ‘현저하게 부당한 행위’ 해당 여부
위 인정사실, 을가 제15호증의 기재,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제척기간 연장 합의는 상법 제723조 제3항에서 보험자의 책임이 면책되도록 정한 ‘현저하게 부당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제척기간 연장 합의는 오직 원고와 피보험자인 피고 B 사이에서만 체결된 것이고, 보험자인 피고 C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이루어졌다.
② 피고 B은 원고가 이 사건 제척기간 연장 합의에도 불구하고 피고 B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피고 B에게는 구상청구하는 일이 없다’고 말하는 것을 믿고 이 사건 제척기간 연장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진술했고(2025년 11월4일자 피고 B 준비서면 2쪽, 2025년 12월16일자 피고 B 준비서면 7쪽), 피고 B의 대표자 M는 ‘원고 소송대리인으로부터 각 사고에 대해서 1억씩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으니 피고 B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들었다는 진술서를 제출했다. 위와 같은 피고 B의 진술에 피고 B에게는 이 사건 소송의 결과와 관계 없이 2,000만 원만을 청구하겠다는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 및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오고 간 이메일을 더해 보면, 원고는 보험자인 피고 C에게만 주된 책임을 물으면서, 피고 B에게는 이 사건 소송의 결과와 관계 없이 2,000만 원을 초과하는 범위에서는 손해배상책임을 면책시켜 주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③ 책임보험계약에서 피보험자는 보험자에 대한 피해자의 직접청구가 있을 때 필요한 서류·증거의 제출, 증언 또는 증인의 출석에 협조할 의무가 있다(상법 제724조 제4항, 제2항). 이는 책임보험계약의 피보험자 또한 손해의 부당한 확장 방지 및 경감을 위해 보험자에게 협조할 의무가 있음을 규정한 조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 B은 보험자인 피고 C의 동의 없이 임의로 원고에게 이 사건 각 화물의 파손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의 제척기간을 연장해 주었는데, 이는 피고 C이 당연히 누려야 할 제척기간 도과로 인한 면책 이익을 소멸시키는 행위이다.
④ 피고 B과 피고 C이 체결한 책임보험계약의 약관 또한 피보험자가 임의로 계약, 합의 등을 통해 부담한 책임에 관해 피고 C이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제척기간 연장 합의는 피고 C에게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이 사건 제2화물에 관한 책임보험금 청구는 제척기간이 도과해 부적법하다.
3) 소결론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소는 전부 부적법해 각하해야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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