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들이 새해 들어서도 공급을 단단히 조였지만 목표 달성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운임은 소폭 상승했다. 취항선사들은 2025년 1기(1~2월) 선적상한선(실링)을 76%로 설정했다. 전 기간(11~12월)의 75%보다 1%포인트(p), 지난해 같은 기간의 73%에 비해 3%p 높은 수준이다. 이로써 2023년 이후 한일항로 실링은 지난해 9~10월을 제외하고 모두 70%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선사들은 1기 실링을 달성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12월 말부터 최대 일주일간 이어진 일본의 신정 연휴 동안 현지 공장 가동이 중단된 데다 기대했던 설 명절 전 밀어내기 수요도 뚜렷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사 관계자는 “신정 연휴 이후 수출화물이 다시 회복세를 띠었지만 수입화물은 약세를 이어갔다”며 “일주일간 이어지는 설 연휴 이후 수요가 다시 살아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식 집계된 물동량은 성장세를 띠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국과 일본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13만5200TEU를 기록, 전년 같은 달의 12만2300TEU에 견줘 10.5% 성장했다. 수출화물은 3% 감소한 2만7600TEU에 그치며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수입화물은 16% 늘어난 2만4900TEU, 환적화물은 14% 늘어난 8만2700TEU를 각각 달성했다. 특히 수입화물은 8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며 호조를 보였다.
이로써 한일항로 물동량은 지난해 11개월간 3%의 성장률을 냈다. 이 항로 연간 실적은 2018년 198만TEU로, 사상 최고 기록을 작성한 뒤 매년 뒷걸음질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21년 코로나19 사태발 수요 호조를 배경으로 1.4%의 플러스 성장을 잠깐 거뒀지만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역신장하는 부진을 보였다. 특히 2023년엔 13% 감소하며 148만TEU까지 곤두박질 쳤다.
지난해 실적은 큰 폭의 성장세를 보여주진 못했지만 수입화물이 모처럼 호조를 띠면서 플러스 성장을 이끌었다. KNFC의 연간 통계가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관세청에서 집계한 12월 실적은 2% 성장한 19만5000TEU를 기록했다. 수출입 화물은 5% 늘어난 5만9000TEU, 환적화물은 1% 늘어난 13만6000TEU였다.
운임은 새해 들어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1월 3주 평균 부산-일본 주요 항만 간 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53달러를 기록했다. 2023년 8월의 290달러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주간 KCCI는 지난해 12월 237달러를 유지하다 새해 1월6일 254달러로 상승한 뒤 1월13일 255달러, 1월20일 251달러의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줬다. TEU 환산 운임은 125달러다.
지난해 연평균 한일항로 KCCI는 219달러로 집계됐다. 발표 첫 해인 2022년 마지막 두 달 평균 849달러를 기록한 뒤 2023년 421달러로 반 토막 났고 지난해에도 홍해 사태발 해운 호황에도 하락세를 노정했다.
취항 선사들은 올해 상반기 유가할증료(BAF)를 TEU당 185달러 부과한다. 지난해 1년간 200달러를 유지하다 국제유가 하락세를 반영해 15달러 인하했다. 수입화물 운임은 50달러를 밑도는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KCCI가 상승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운임 수준은 보합세를 띠었다”며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여서 추가 하락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풀이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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