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선박 등록처(기국)인 파나마는 유럽연합(EU)이 자국을 자금 세탁과 테러 자금 조달 방지의 전략적 결함이 있는 국가(고위험 국가) 목록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14일 이 같은 내용으로 개정한 EU 위임 규정을 공포했다. 규정은 공포한 지 20일이 지나면 시행된다. EU 측은 파나마가 자금 세탁을 막고 테러 자금 조달 체제를 근절하는 데 큰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EU는 파나마가 2020년 10월부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지적한 문제점과 결함 사항을 시정하려고 법 규정을 강화하고 행정 조치를 시행하는 등 실효적인 노력을 보인 데 주목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파나마는 지난해 10월27일 FATF의 중점 감시 대상 국가(그레이리스트)에서도 제외됐다. FATF는 자금 세탁과 테러 자금 조달 방지 노력이 부족한 국가들을 회색국가 또는 국제 기준 미이행 국가로 지정해 감시를 강화하고 국제 기준을 준수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회색국가에 오르면 신분 확인이 안 되면 외환 거래가 어려워지는 등 국제 금융 시장 접근이 제한된다.
파나마는 전 정부 때인 2019년 6월 자금 세탁을 방지하는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FATF의 회색국가 명단에 처음으로 올랐다. 이후 국제 규정 준수 계획을 수립해 4년간 이행하고 규정 위반 시 5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불법 자금 거래 방지 대책을 도입해 다시 화이트리스트에 진입했다.
파나마 정부는 “국제적 투명성을 개선하고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하면서 “국제 간 금융 거래를 용이하게 해 국가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주한 파나마대사관에서 기국 업무를 담당하는 김재관 마케팅 이사는 “그동안 외환 거래가 제한되면서 일부 국적 선사들이 파나마에 선박 등록하는 걸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며 “FATF 이슈가 모두 해소된 만큼 기국 활동도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