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내용의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김인현 교수가 후보 등록을 포기하고 국민의힘에서 정책 개발 임무에 매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선장 출신의 김인현 교수는 지난달 22일 국민의힘에 35번째 국민 추천 인재로 영입된 뒤 범해양산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해양수산물류조선업계는 집권 여당의 김 교수 영입을 크게 환영하면서 이를 계기로 현장 경험과 이론을 겸비한 해양수산 전문가가 직능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북 영덕 축산항에서 어선주의 아들로 태어난 김 교수는 한국해양대를 나와 세계 유수의 해운사에서 선장으로 근무하다 불의의 선박 사고를 당한 뒤 해상법을 공부해 고려대 법학 교수가 된 입지전적의 인물이다.
해양수산 분야의 열망을 등에 업은 김 교수는 이달 9일 국민의힘에 비례대표 후보를 신청하고 여의도 진출에 도전했다. 60곳에 이르는 해양수산 관련 단체가 잇달아 지지 성명을 발표하는 등 450만 해양 세력이 실무와 전문 지식을 두루 갖춘 해양수산 전문가의 국회 진출을 염원했다.
김 교수는 인천항과 목포 소재 한국해운조합 서남권역본부, 경북 울진죽변수협, 강원 동해시 천곡어촌계 등 전국 해양수산 현장을 돌며 업계 현안을 파악하고 정책을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결과는 큰 아쉬움과 허탈감을 남겼다. 국민의미래는 지난 18일 제22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 35명을 발표하면서 김 교수를 당선권과는 거리가 먼 30번에 배정했다.
해양수산 단체로 구성된 신해양강국국민운동본부는 공천 결과를 놓고 “해양수산 가족들이 국민과 여야 정당을 대상으로 ‘해양국가 대한민국’의 중요성을 알리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걸 인식하고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해양수산계는 30번의 순위는 해양수산 전문가가 국가 발전을 위해 실천적 역량을 발휘할 위치가 아니라고 조언했고 김 교수도 업계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해 비례대표 후보 등록을 하지 않고 다음 순위 후보자에게 양보했다.
한 달간의 짧지만 치열했던 도전을 마무리한 김 교수는 “당초 영입 취지 대로 국민의힘 정책 분야에 주력해 해양수산물류조선업계의 정책을 개발하고 입법 활동을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