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컨테이너선사 CMA CGM이 영국 물류기업 인수를 눈 앞에서 놓쳤다.
윈캔턴(Wincanton)은 미국 GXO가 자사 주식을 주당 605펜스(약 1만200원)에 취득하는 내용의 인수 제안을 이사회가 수용했다고 밝혔다. 인수 총액은 7억6200만파운드(약 1조2900억원)로 CMA CGM이 제시한 금액보다 26% 높다.
CMA CGM은 윈캔턴의 결정을 받아들여 거래 포기를 선언했다. 선사 측은 “추가 제안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인수 금액을 상향한 세바의 최종 제안은 윈캔턴 주주에게 매력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선사는 지난 1월19일 물류 자회사인 세바로지스틱스를 통해 윈캔턴 인수를 제안했다. 인수 금액은 주당 450펜스, 총 5억6690만파운드(약 9600억원)였다. 이후 지난 2월26일 인수 금액을 480펜스, 총 6억470만파운드(약 1조2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윈캔턴 이사회가 세바 제안에 합의하고 주주들에게 이를 추천하면서 거래가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GXO가 2월29일 20% 이상 비싼 금액으로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로써 영국·아일랜드 물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던 CMA CGM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1925년 설립돼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윈캔턴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물류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으로, 전국에 170곳의 물류거점을 두고 있다. 소매 식료품 전자상거래 건설 에너지 방위 부문 등의 폭넓은 분야에서 종단 물류를 벌이고 있다. 전체 직원은 2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3월 마감된 2023 회계연도에 매출액 14억6200만파운드(약 2조4800억원),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1억2190만파운드(약 2060억원), 세전이익 6210만파운드(약 1050억원)을 각각 냈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순현금 1560만파운드, 부채 2억1300만파운드를 보유하고 있다.
CMA CGM은 윈캔턴 인수로 세바로지스틱스의 영국 내 사업 규모가 9억5000만달러에서 2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프랑스 선사는 최근 몇 년간 물류사업 확장에 골몰하고 있다. 2019년 세바로지스틱스를 인수한 데 이어 2021년 항공화물 부문 CMA CGM 에어카고를 설립했다.
2022년 미국 IT기업인 잉그램마이크로의 CLS(상업·라이프사이클 서비스사업), 프랑스 소량배송회사 콜리프리베, 프랑스 완성차 물류 기업 게프코(GEFCO)를 잇따라 인수했다. 지난해는 50억유로(약 7조3000억원)에 자국 볼로레 그룹의 물류 부문인 볼로레로지스틱스를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
윈캔턴 인수에 성공한 GXO도 2022년 영국 클리퍼(clipper) 로지스틱스를 인수하는 등 영국 시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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