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장기신용등급을 BBB+,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신규 평가했다. ‘안정적’ 전망은 중기적으로 신용등급의 변동 가능성이 낮다는 걸 뜻한다.
나신평은 그룹 내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 항공운송사의 여객사업 부문이 우호적 수급 환경에 따라 양호한 이익창출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2022년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그룹 내 합산 매출 규모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영업이익 또한 전년 대비 2배 이상(123.8%) 오른 약 3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국제여객부문 실적 회복세가 가속화되면서 우수한 이익창출력이 지속되고 있다. 향후에도 주요 노선의 견조한 여객 수요 전망과 항공기 공급 회복 둔화 등을 고려하면 여객 운임이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아 양호한 수준의 수익성 확보가 가능할 걸로 예상된다.
또한 현금성자산 축적, 대규모 유상증자 수행, 유휴자산 매각 등 다양한 자구 계획을 통해 대규모 자본 유입이 이뤄지면서 그룹의 재무안정성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대한항공이 지난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총 4.4조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이 대폭 유입됐다.
이후 2022년 진에어 지분과 2023년 서소문 사옥 매각 등을 통해 차입금을 감축하며 재무 부담 완화에 보탬이 됐다. 이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진에어 지분4936억원, 서소문 사옥 1773억원 등의 처분이익이 자기자본 확충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부채 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주요 계열사 합산 기준으로 팬데믹 발생 초기인 2020년 422.5% 57.9%에서 2023년 9월 말 162.2% 35.5%까지 대폭 완화됐다.
또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최종 승인된다하더라도 팬데믹 이전보다 개선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신용평가사는 관측했다. 나신평은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아시아나의 편입은 그룹 내 재무안정성의 부담 요소인 건 사실이지만 중단기적으로 대한항공의 제고된 재무완충력, 여객부문의 견조한 이익창출력 등을 고려하면 재무안정성은 양호한 수준을 보일 것”고 분석했다.
이 밖에 작년부터 대한항공의 배당이 재개되면서 향후 지주사의 자체창출이익 회복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나신평은 중단기적으로 대한항공의 배당정책, 엔데믹 전환에 따른 자회사들의 영업실적 개선 추이 등을 고려할 때 회사의 배당 및 브랜드 사용료수익 등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경상비용에 원활히 대응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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