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19 09:07

기획/ 한중·미중 관계 악화에 한중카페리선 직격탄

지난해 물동량 16% 감소…2017년 이후 최저치
‘14만명’ 여객 실적도 기대에 크게 못미쳐


한중 국제여객선(카페리선) 업계가 급격한 물동량 감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재개한 여객 운송 사업도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와 중국을 운항하는 15개 카페리 노선의 컨테이너 수송 물동량은 52만4800TEU를 기록, 2022년의 62만2800TEU에서 16% 감소했다. 지난해 물동량 실적은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월간 실적은 2월 한 달을 제외하고 전년 대비 모두 내리막길을 걸었다. 중국 경기 둔화와 한중·미중 관계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카페리선사 고위 임원은 “중국 내 공장이 동남아 지역으로 이전한 데다 한중 관계 악화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운임이 상대적으로 비싼 카페리선을 이용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선사 관계자는 “미중 관계 악화로 카페리로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와 미국으로 환적 운송되던 화물들이 크게 감소한 것도 물동량 침체의 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 노선이 뒷걸음질 행보를 보였다. 특히 2022년 상위권을 형성했던 노선의 감소 폭이 컸다. 화동해운의 인천-스다오가 3% 성장한 5만5500TEU를 수송하며 1위를 차지했다. 2022년 3위에서 상대적으로 감소율을 낮추며 1위에 올랐다. 연운항훼리의 인천-롄윈강 노선은 6% 감소한 5만900TEU로 2위에 올랐다. 이 노선 역시 1년 전엔 4위였지만 경쟁 노선에 비해 감소 폭이 크지 않았던 덕에 순위 상승을 일굴 수 있었다.

3위는 영성대룡해운의 평택-룽청 노선으로, 1% 감소한 5만TEU를 수송했다. 15개 노선 중 감소 폭이 가장 낮았다. 4위와 5위는 위동항운이 운항하는 인천 거점의 칭다오 웨이하이 노선 2곳이 나란히 차지했다. 2022년 1위에 올랐던 인천-칭다오 노선은 지난해 29% 감소한 4만6300TEU에 머물며 3계단 하락한 순위를 받아들었다.

반면 인천-웨이하이 노선은 2% 감소한 4만4000TEU로, 전년 9위에서 순위 상승을 달성했다. 일조국제훼리의 평택-르자오, 연태훼리의 평택-옌타이, 한중훼리의 인천-옌타이가 각각 7~9위권을 형성했다. 평택-르자오 노선은 36% 감소한 4만1300TEU를 기록, 한중 카페리 항로 중 가장 큰 감소율을 보이며 순위도 2위에서 4계단 하락했다. 또 평택-옌타이 노선은 18% 감소한 4만800TEU, 인천-옌타이 노선은 21% 감소한 3만8900TEU에 그치며 전년도에 비해 각각 한 계단씩 내려왔다.

이 밖에 석도국제훼리의 군산-스다오가 3% 감소한 3만2400TEU로 10위, 평택일조해통훼리의 평택-웨이하이가 35% 감소한 3만100TEU로 11위, 진인해운의 인천-친황다오가 4% 감소한 2만8300TEU로 12위, 대인훼리의 인천-다롄이 5% 감소한 1만8500TEU로 13위, 범영훼리의 인천-잉커우가 26% 감소한 1만2600TEU로 14위를 각각 기록했다.

평택-웨이하이 노선은 평택-르자오 노선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감소 폭을 보였다. 2022년 6월 말 중국 현지 부두 공사를 이유로 휴항한 단동국제항운의 인천-단둥 노선은 휴항이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실적이 제로 상태에 빠졌다. 기존 취항 선박이던 <동방명주6>(Oriental Pearl 6)호를 속초-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 취항한 JS해운에 매각한 데다 영성대룡해운에 빌려준 <동방명주8>(Oriental Pearl 8)호의 임대 기간을 1년 연장하면서 휴항 상태는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16만명 웃돌던 월간 이용객 3만명대로 곤두박질

당초 기대했던 여객 사업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한중카페리항로의 지난해 여객 수송 실적은 14만2000명에 그쳤다. 지난해 8월 여객 수송이 3년 7개월 만에 재개됐지만 월간 실적은 아직까지 4만명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연간 200만명을 달성했던 2019년의 월 평균 16만명에서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직까지 9개 노선밖에 여객 운송을 재개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매우 부진한 실적임은 분명하다. 현재 인천 거점의 웨이하이 칭다오 옌타이 스다오 롄윈강 5개 노선, 평택 거점의 르자오 웨이하이 옌타이 3개 노선과 군산-스다오 노선이 여객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인천-다롄을 운항하는 대인훼리도 올해 4월 여객 수송에 다시 뛰어든다는 목표다. 

 

 

여객 부진을 두고 업계에선 중국 정부가 여전히 한한령(한류제한령)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한중 카페리 이용객의 90%를 중국인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대(對)한국 규제가 선사들에게 심각한 내상을 입히고 있는 셈이다.

선사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문서 상으로는 한국 여행을 제한하고 있지 않지만 보이지 않게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이궁(소무역상)은 한 항차당 200명을 넘어서지 못하는 데다 단체 관광객도 50명 수준을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선사 관계자는 “중국 불경기와 한중 관계 악화, 여행 트렌드 변화 등의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중국 여행객들이 우리나라보다 일본을 선호하는 데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더라도 예전처럼 선박을 타고 단체로 오기보다 소규모로 항공을 이용하고 있어 카페리 이용객이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용객 부진에 대응해 한중카페리협회는 양국 정부와 협력해 여객 활성화에 힘을 모은다는 내용의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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