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제주 여객선항로가 재취항한 지 2년 만에 완전히 중단됐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인천-제주항로 여객운송사업자인 하이덱스스토리지가 25일 제출한 면허 반납 신청서를 26일 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9년 11월 인천-제주 운항사업자로 선정된 하이덱스스토리지는 2021년 12월21일 2만7000t(총톤)급 <비욘드트러스트>호를 취항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7년 8개월만이었다.
하지만 제주 뱃길 여행은 오래 가지 못했다. 선박은 엔진 고장으로 취항 한 달 만에 운항을 중단했다. 선박 제조회사인 현대미포조선과 외부 전문 평가기관인 노르웨이선급(DNV) 등은 금속 조각이 엔진 실린더에 유입된 게 고장을 일으킨 원인으로 보고 주요 부품을 새로 교체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선박 엔진 문제는 인천-제주 여객선 항로를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지난 2년 동안 <비욘드트러스트>호는 6차례가량 휴항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운항사인 하이덱스스토리지는 지난해 4월부터 무기한 휴항에 들어갔고 11월 목포-제주항로를 취항하는 씨월드고속훼리에 선박을 매각했다. 매각 가격은 신조 당시 비용인 710억원을 훌쩍 뛰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영난을 겪어 온 하이덱스스토리지는 이후 대체 선박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신조선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선박을 새로 짓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들어 면허 반납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아울러 인천에 소재한 해상사업부를 폐업하고 당밀 수입 사업을 벌이는 군산 본사만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인천해수청은 신규 사업자 모집을 위해 향후 설명회를 개최하고 안정적인 사업 운영 방식과 엄격한 안전 관리 체계 유지 등의 공모 요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상린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선원해사안전과장은 “인천-제주항로는 <세월>호 사고 이력이 있고 야간 운항 등 항로의 특수성을 고려해 운항 기준이 매우 엄격하게 적용돼야 한다”라며 “향후 선사들의 공모 참여 여건이 성숙되면 안전관리체계를 갖춘 우수한 사업자가 선정될 수 있도록 공모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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