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04 09:01

“준비된 기업에 북방물류시장은 여전히 블루오션”

인터뷰/ ​벤마로지스 김광희 사장
회사 설립 3년만에 해외법인 6곳 운영…러 모스크바 등 2곳 추가 설립
해상·항공·내륙운송까지 사업영역 확장…물류 서비스 다각화 적극 추진


“국내 업계에서 저희 같이 급성장한 신생 물류 기업은 거의 드물어요. 오랜 물류 노하우와 네트워크, 지역의 특수성 등이 성장 비결이에요.”

벤마로지스가 러시아·중앙아시아 등 북방물류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력 사업인 철도 운송뿐 아니라 해상·항공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물류 서비스 다각화에 적극 나선다는 구상이다.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 등 유럽과 연계한 물류 서비스 사업도 구상하며 확장성 있는 중장기 청사진을 내놓았다.

벤마로지스는 갓 3돌을 넘긴 신생 물류기업이지만, 국내외 법인장들이 대부분 북방물류 경력 10년이 넘는 베테랑들로 구성돼 있어 물류 노하우와 역량 만큼은 중견기업 부럽지 않다. 중국·러시아·중앙아시아에 자체 법인을 두고 있는 만큼 탄탄한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도 이 회사의 경쟁력이다.

또 현지 전문화된 인력을 통해 중국 철도청과 직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국내에서 몇 안 되는 북방물류 전문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자체 컨테이너를 운용하는 무선박운송업자(NVOCC)로서 팬데믹 기간에도 화주들에게 원활한 컨테이너 공급을 통해 양질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벤마로지스 김광희 사장에게 사업성과와 향후 계획을 들었다.

Q. 벤마로지스는 어떤 회사인가.
벤마로지스는 지난 2021년 6월 설립한 신생 물류 기업이다. 벤마는 달리는 말을 의미한다. 고객의 화물을 위해 쉬지 않고 달리겠다는 취지로 회사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 우리 회사는 엄밀히 말하면 자체 컨테이너를 운영하는 NVOCC다. 중국·러시아·중앙아시아 지역의 해상·철도·육상 운송을 주력 사업으로 한다. 유라시아 대륙횡단 철도 운송엔 중국횡단철도(TCR),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몽골횡단철도(TMGR), 유럽연합(EU) 블록트레인 등 다양한 철도 운송 경로를 활용하고 있다.

Q. 지난 3년간 이룬 성과가 궁금하다.
이제 3년이 된 신생 회사지만 해외 파트너사와 에이전트들과 끈끈한 협력 관계를 통해 사업 운영을 계속 확장할 수 있었다. 중국·러시아·중앙아 지역엔 현지 자체 법인을 설립해 철도청과 직계약으로 화물 운송을 하고 있다. 중국 철도같은 경우 한국에서 유일하게 서중물류 다음으로 벤마로지스가 직접 계약을 성사시켰다. 대부분의 국내 물류 기업들은 중국 해외 파트너사를 통해 계약을 맺는다.

또 자체 컨테이너를 운용해 컨테이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팬데믹 시기에 화주의 니즈에 맞게 원활한 화물 운송을 성사시키며, 회사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그 때 당시 컨테이너 가격이 워낙 비싸고 부족해 물류 운송 차질을 빚었다. 이에 신규 컨테이너를 추가로 제작하는 투자를 감행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Q. 해외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고 들었다.
본사는 서울에 있으며, 부산·인천 사무소를 별도로 두고 있다. 해외에는 톈진, 롄윈강항, 광저우, 우루무치 등 4개 중국 법인과 카자흐스탄 알마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등 2개 중앙아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 모스크바와 극동 지역에 법인 2개를 추가로 설립한다. 추후 몽골, 일본, 중동, 우크라이나 등으로 법인 확장을 구상하고 있다. 각 법인들은 현지 전문화된 인력을 통해 해상·철송·육상·항공과 각 현지 통관, 3자물류(3PL) 등 체계적인 업무 진행으로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Q. 지난해 사업 실적이 궁금하다.
2022년 매출 실적은 회계 연도 기준 약 345억원이었고, 2023년에는 400억원대가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에도 화주들의 화물에 대한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회사를 설립했고, 물류 운송 부분에선 호재가 반영돼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북방물류 쪽 경험이 많은 베테랑 직원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 일하면서 이뤄낸 결실이라 생각한다.

 
▲벤마로지스 김광희 사장(왼쪽)과 강창주 대표이사


Q. 향후 북방물류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시황 자체만 놓고 보면 전반적으로 괜찮다고 본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물량이 축소되는 침체기인 만큼 독립국가연합(CIS) 등 지역의 철송 물량이 위축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업계에선 북방물류 지역이 블루오션에서 레드오션으로 바뀐 지 오래라고 말하지만, 팬데믹 기간 동안 기업들의 사업 성과를 보면 아직까지 블루오션인 것 같다. 진입 장벽이 높지만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갖춘 저희 같은 신생 업체가 좋은 기회에 급격히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북방 물류의 핵심 지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면서 현재 중앙아로 화물이 몰리고 있다.북방물류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선 하루 빨리 전쟁 종식화가 이뤄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주요 현안으론 철도·육상·항공 등 다양한 운송 경로로 정시성을 높인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러우 전쟁 장기화에도 TSR가 활성화되고 있다. 
이란과 달리 러시아로 들어가는 화물은 미국의 제재 대상이 아니다. 또 러시아도 막연히 전쟁 관련 물자는 안 된다고 말하지만 정확히 어떤 아이템이 허용되고 허용 안 되는지 체계적인 분류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 쪽에서 외환 거래를 막아놔 결제 통화는 중국 위안화가 이용되고 있다. 한국에서 러시아 쪽으로 수출하기엔 비용 회수 측면에서도 위험 요인이 발생하기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중앙아시아로 화물을 보내고 있는 추세다.

국내 대기업도 중앙아시아 쪽으로 물량을 보내고 러시아 화주도 이 지역에서 직접 화물을 사서 본국으로 가져 가다 보니, 오히려 러시아 물량이 줄어들고 중앙아쪽이 늘어나게 됐다. 

여기에 팬데믹 기간 동안 TCR의 물류 적체가 가중되다 보니, 많은 물량들이 TSR로 돌아가고 있는 형국이었다. 다만 작년 8~9월부터 TSR 쪽 정체가 시작하면서 반대로 물량이 TCR 쪽으로 넘어가고 있는 추세다. 최근 한 두달 동안 극동 지역의 물량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

Q. 북방물류는 국경 간 이동이 잦은데, 중앙아시아 국가별로 관세 구조가 달라 애로가 있을 것 같다.
과거엔 국가 간 관세 구조가 상이했으나, 불과 7~8년 전 만들어진 관세 동맹 덕분에 러시아 관세율로 전부 통합됐다. 카자흐스탄을 포함한 중앙아 회원국들은 동일한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어 러시아행 화물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관세 동맹국 중 하나인 키르기스스탄은 러시아 쪽에서 경제적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점을 고려해 차량 등 일부 제품에 관세를 조금 더 감면해주는 경우가 있다.

Q. 향후 사업 계획은.
철도·해상·항공 등 다양한 운송 경로를 개척해 나가고 각 법인의 특성에 맞게 창고, 내륙운송, 3자물류(3PL)/공급망관리(SCM)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적극 나선다. 운송 부문별 전문 인력을 충원하고 전문팀을 따로 편성해 직원들의 업무 분담을 세분화할 계획이다.

최근 러·우 전쟁 여파로 다국적 기업과 국내 대기업들의 탈러시아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러시아로 들어가는 한국 기업들의 물량이 급감하고 있고, 추가적인 사업 철수까지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TSR 철도 운송이 가능하나, 추후 전쟁 지속에 따른 미국의 제재 영향 등으로 TSR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우려가 있어 운송 경로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항공화물에 대해서도 러시아향 직기항 항공편이 없어 모든 화물이 우회 운송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문제점이 있다. 

CIS뿐 아니라 유럽과 연계한 물류 서비스까지 구상하며 확장성 있는 사업 구상안을 계획하고 있다. 러·우 전쟁이 끝나면 전쟁 이전에 유럽으로 나갔던 화물 운송을 유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우크라이나 오데사 항만쪽에 저희 법인을 추가로 만들고 철도·해상을 같이 연계한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아직 전쟁 여파로 유럽쪽 활로가 원활하지 않지만, 우크라이나는 CIS 지역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두번째로 큰 국가다. 인구만 해도 거의 7000만~8000만명 정도 된다. 전쟁 이후 수해 복구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많은 물량이 필요할 걸로 예상된다.

올해 러시아와 중국에서 열리는 국제물류 전시회에도 참여한다. 올해 4월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트렌스러시아와 5월 상하이 물류 전시회에 각각 부스를 계약하고 화주 유치와 회사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Q. 정부나 관계 당국에 한 말씀.
중국, CIS 지역의 관세 관련 규정이 많이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 관세청 등 정부 차원에서 나서서 해외 세관 당국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해당 지역의 HS코드별 관세를 안정화시켜야 한다고 본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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