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서안 7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8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북미 서안을 대표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항을 뺀 6개항 물동량은 모두 두자릿수 감소했다. LA항은 13개월만에 수출입 물량이 모두 증가하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거뒀다. 각 항만당국에 따르면 북미 서안 7개 항만의 올해 8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4% 후퇴한 223만3400TEU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 같은 시기 248만9600TEU보다 10.3% 줄어들었다.
서안 남부(PSW) 3개항의 전체 화물량도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7.3% 하락한 168만9500TEU를 나타냈다. 북미 서안을 대표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항은 8월 82만8000TEU로 2.8% 성장했지만 롱비치항과 오클랜드항이 각각 68만2300TEU(15.4%↓) 17만9200TEU(15.1%↓)를 기록, 15%씩 처리량이 역신장했다.
서안 북부(PNW) 4개항 물동량은 두자릿수 감소세를 띠며 유독 부진했다. PNW 4개항은 25.1% 하락한 54만3900TEU로 집계됐다. 시애틀·터코마(NWSA)와 밴쿠버항은 각각 24만2700TEU 25만4000TEU로, 1년 전 같은 시기에 견줘 13.5% 23.5% 줄어들었다. 프린스루퍼트항은 59.0% 추락한 4만7300TEU였다.
서안 7개항의 수입 물동량도 7개월 연속 침체됐다. 7개항의 8월 (적재)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6% 감소한 108만3700TEU로 집계됐다. PSW 3개항과 PNW 4개항의 총 수입량은 각각 83만1100TEU 25만2500TEU로 5.1% 27.9% 후퇴했다. 항만별 실적은 ▲LA항 43만3200TEU(7.3%) ▲롱비치항 32만5400TEU(15.4%↓) ▲오클랜드항 7만2500TEU(17.5%↓) ▲NWSA항 8만2800TEU(19.0%↓) ▲밴쿠버항 13만5500TEU(23.9%↓) ▲프린스루퍼트항 3만4300TEU(51.0%↓)였다.
한동안 북미 서안 항만을 떠들썩하게 만든 파업 논란에도 항만 물류 운영은 예상 외로 원활하게 이뤄졌다. 미국 오클랜드 소재 태평양상선협회(PMSA)에 따르면 지난 8월 LA·롱비치 두 항구에서 수입 컨테이너가 화물차에 실려 반출되기까지 걸린 평균 체류기간(dwell time)은 2.9일로 전달(3.1일)보다 0.2일 짧아졌다. 철도터미널 내 컨테이너 처리일수도 지난해 11월 이후 줄곧 4%대를 유지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섰다.
“ILWU 파산 소송 길어지면 항만 운영 차질 불가피”
최근 캐나다 서안 항만 노사 협정이 정식 체결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국제항만창고노동조합(ILWU)이 파산 보호 신청을 하면서 북미 서안 항만 물류 운영의 또다른 변수가 생겼다.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ILWU가 10년에 걸친 포틀랜드항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인 ICTSI의 손해 배상 소송 건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9월 30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 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미국 포틀랜드의 지방 법원은 지난 2019년 ICTSI 오레곤 계열사의 항만 운영 차질에 대한 손해 배상 책임으로 ILWU에게 9300만달러를 지불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법원은 1년 후 손해배상 청구액을 1900만달러까지 줄였지만, ILWU의 재무 안정성에 여전히 큰 부담이 된 걸로 풀이된다.
ICTSI의 오레곤 계열사는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간 ILWU의 파업 여파로 포틀랜드항 6번 터미널에서 항만 작업이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한 걸로 알려졌다.
노조는 당시 필리핀에 본사를 둔 해양 기업의 계열사가 운영하던 포틀랜드항에서 수년간 불법적으로 조업 속도를 늦췄다는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법원이 파산 신청 건을 처리하기까지 약 2~3주 정도 걸릴 것이며, 이로 인한 북미 서안 항만의 운영 중단 등 물류 차질이 발생하진 않을 걸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ICTSI 측은 성명을 통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ILWU의 파산 보호 신청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2019년 ILWU의 불법 행위에 대한 판결은 오레곤주 포틀랜드 배심원단,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 등을 거친 수많은 법원 절차에서 법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밝혔다.
ILWU 측은 파산 보호 신청에도 항만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지만 항만 업계는 소송전이 장기화되면 항만 물류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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