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1 09:04

케미컬탱크선 강세시황 내년까지 이어진다

석유제품시장 강세·장거리수송 확대 긍정적

 

화학제품운반선(케미컬선) 시황이 내년까지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스마트해운정보센터는 ‘케미컬선 시장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케미컬 탱크선 선복량 증가율이 물동량 증가율을 웃돌지만 선박 실질 공급량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시장 수요는 올해 상승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2021년 3억1000만t까지 늘어났다가 지난해 2%의 감소세를 띠었던 물동량은 올해는 다시 플러스 성장을 거둘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무기화합물이 2% 성장하면서 전체 수요 증가를 이끌 거란 예상이다. 해진공은 드류리와 클락슨 자료를 인용해 구리 등의 정련용 황산 수요가 늘고 암모니아 가격 하락에 따른 비료 생산 마진 상승으로 인산 수요도 증가할 거라고 점쳤다.

다만 유기화합물 부진으로 증가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해진공은 세계 경제활동 재개 등으로 유럽 경기 둔화와 중국의 자체 생산 설비 확충 등의 영향으로 올해 케미컬 물동량 성장률은 1.3%에 머물고 내년에 2.4%대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지난해 530만t 규모의 파라자일렌 생산 설비를 확충한 데 이어 올해도 생산능력을 800만t가량 증설할 예정으로, 그 결과 파라자일렌 수입량은 전년 대비 20%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中 내수 생산 확대 정책으로 수요 증가 제한적

장거리 수송 확산은 대형선 시황을 떠받치는 지렛대 역할을 할 걸로 보인다. 유럽이 러시아산 화학제품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대체 공급선을 개발하면서 무기화합물과 식물성 유지, 바이오디젤, 에탄올 등의 장거리 수송이 증가할 거란 전망이다. 화물 중량과 수송거리를 나타내는 톤마일은 올해 2.4%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동북아시아산 케미컬 제품이 유럽과 미국 동안 등 수에즈운하 서부 지역으로 수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공급은 큰 폭의 감소세를 띨 것으로 관측된다. 해진공은 올해 전 세계 케미컬 탱크선단은 1.5~2% 늘어난 1억3000만t(재화중량톤)에 육박할 것으로 집계했다. 하지만 호황을 누리고 있는 석유제품운반선 시장에 케미컬 선박들이 대거 전환 배치되면서 실질 선복량은 8% 감소한 5000만t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선사들이 탄소집약도지수(CII) 등 환경 규제 강화에 대응해 저속 운항을 하는 것도 공급 감소 효과를 불러와 중단기 시황을 지지한다는 의견이다. 

신조선 인도량도 많지 않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00만~500만t을 오르내리던 신조선 인도량은 올해와 내년 각각 300만t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조업 능력 한계로 지난해 발주가 크게 줄어든 게 원인으로 풀이된다. 신조선 발주량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00만~400만t을 찍다가 지난해 250만t 밑으로 뚝 떨어졌다. 올해는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연간 주문량을 뛰어넘은 280만t의 신조선이 새롭게 발주됐다. 화물 전환 수요에 대응이 용이한 4만5000t급 이상의 중형(MR) 선박이 대거 발주되면서 지난해 연간 실적에 비해 척수 기준으로는 감소했지만 수송능력에선 23% 급증했다. 그 결과 현존선 대비 발주잔량 비율은 지난해 5%에서 올해 상반기 현재 7%로 상승했다.
 

장거리 운임 2년새 2.5배 급등

현물(스폿) 운임은 장거리항로를 중심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띠고 있다. t당 60달러 선이던 동북아발 미국행 운임은 지난해 120달러를 돌파했고 올해는 150달러대까지 추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2년 전 40달러대였던 동북아발 인도행 운임도 올해 100달러 선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인상된다는 관측이다. 2년 새 2.5배가량 요율이 폭등할 거란 긍정적인 분석이다. 반면 동북아발 중국행 또는 싱가포르행 운임은 지난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점쳐진다. 

기간용선료도 강세를 띠고 있다. 지난해 2만2000달러대였던 코팅 화물창을 장착한 MR 선형 1년 용선료는 올해 3만1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진공은 3만7000~4만5000t급 코팅 화물창 선박은 화물 전환 수요 증가의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스테인리스 재질 화물창 선박의 기간용선료도 인도와 칠레의 황산·인산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큰 폭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해진공은 3만7000t급 스테인리스 화물창 선박의 1년 용선료가 지난해 2만3000달러에서 올해 2만8000달러 이상으로 인상된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케미컬선 신조 가격은 지난해보다 2~4%가량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철강 가격은 약세를 띠고 있지만 조선소 조업 능력 한계와 올해 들어 호조를 보이고 있는 신조선 수요가 선가를 견인할 거란 예상이다. 2만5000t급 스테인리스 화물창 선박 신조 가격은 2020~2021년 4000만달러 안팎에서 지난해 4500만달러로 급등했고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고선 가격도 저조한 인도량, 실질 선박 공급 감소 등의 영향으로 내년까지 강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해진공은 3000만달러를 밑돌던 2만5000t급 스테인리스 화물창 중고선 가격은 지난해 3500만달러까지 치솟았고 올해는 3800만달러 안팎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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