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운 공급망 대란은 해소됐으나,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성수기 물량 급감으로 해운·물류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한 올해 7월 글로벌공급망압력지수(GSCPI)는 -0.90을 기록, 최근 6개월 연속 0을 밑돌며 완연한 공급망 정상화 추세를 나타냈다. 특히 팬데믹 이전 시기인 2019년 7월의 -0.45보다 낮은 수치를 띠며 공급망이 순조로운 흐름을 보여줬다.
이 지수는 공급망 혼란이 최고조에 이른 2021년 12월 최고점인 4.31에 도달했다. 이후 줄곧 하락세를 띠다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중국 도시 봉쇄 조치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악재에 작년 4월 3.42까지 다시 상승했다.
올해 2월부턴 0 미만으로 떨어지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운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떠올랐던 물류 공급망 이슈가 본격적으로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걸 시사했다. 월별로 보면 지난 2월 -0.29, 3월 -1.18, 4월 -1.36, 5월 -1.56, 6월 -1.14를 각각 기록했다.
물류 공급망에서 가장 바쁜 성수기가 시작됐지만, 주요국의 수요 부진에 항구에 도착하는 수입 물동량은 전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아시아발 북미행 컨테이너 물동량은 11개월 연속 두자릿수 감소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발 실적이 올해 상반기 내내 부진한 게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미국 통관조사회사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올해 7월 아시아 10개국발 북미행(북미 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153만TEU에 그쳤다. 2023년 누계(1~7월) 물동량은 21% 감소한 970만TEU였다.
북미 서안을 대표하는 롱비치항의 물동량도 10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롱비치항의 7월 물동량은 전년 대비 26% 감소한 58만TEU로 집계됐다. 이 중 수입 화물량은 27만1100TEU(27.9%↓)였다. 창고에 여전히 재고가 쌓여 있는 데다 소비자 지출이 상품에서 서비스로 전환되면서 물동량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 공장의 컨테이너 수요 감소로 지난 7월 LA항에서 반출하는 공 컨테이너는 20만9700TEU로 전년 동기 대비 39% 줄어들었다. 롱비치항도 27.7% 후퇴한 21만7000TEU였다.
7월 물류관리자 지수(LMI)는 45.4로, 지난 2016년 도입된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LMI는 미국 내 재고 수준, 창고 가동률 등 물류 활동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지수다. 통상 LMI가 50보다 낮으면 물류 산업이 축소 국면에 있는 걸로 풀이된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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