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05 10:19

해운시장에 부는 메탄올연료 바람…초대형유조선도 도입

中 CMES, 자국조선소에 메탄올 때는 VLCC 1척 발주


메틸알코올(메탄올) 연료에 대응한 선박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자동차운반선에 이어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에도 메탄올 연료를 도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대체 연료로 메탄올을 향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초상국(招商局) 그룹 계열사인 차이나머천트에너지쉬핑(CMES)은 최근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VLCC 1척을 자국 조선소에 발주했다. 원유를 운반하는 VLCC에서 메탄올 연료 엔진이 적용되는 건 세계 최초다.

CMES는 메탄올 연료 추진 VLCC를 다롄에 있는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2026년 4월까지 인도받는다. 선가는 1억750만달러(약 1400억원)이다. 이 회사는 고령화된 VLCC를 환경 부하가 낮은 신조선으로 대체한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해운업계 최초로 메탄올을 연료로 하는 선박을 건조한 선사는 덴마크 머스크다. 덴마크 선사는 지난 2021년 메탄올을 연료로 하는 2100TEU급 컨테이너선을 우리나라 현대미포조선에 발주했다.

싱가포르 컨테이너선사인 익스프레스피더스도 메탄올 연료를 때는 컨테이너선을 20척 이상 발주, 친환경 선단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르웨이선급(DNV)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주된 메탄올 연료추진 컨테이너선은 140척을 웃돈다.

컨테이너선 이외에도 메탄올 연료를 도입하는 선형이 확대되고 있다. 올해 곡물 메이저인 미국 카길은 메탄올 연료를 사용하는 8만t급 벌크선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달엔 노르웨이·스웨덴 자동차선사인 왈레니우스윌헬름센이 메탄올로 가는 9350대급 자동차운반선 최대 12척을 중국 조선소에 발주했다.

메탄올은 벙커C유 등 기존 화석연료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감축할 수 있다. 황산화물(SOx)은 사실상 배출이 없으며, 질소산화물(NOx)은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또한 생산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도 가능해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분류되고 있다.

다만, 메탄올은 GHG(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한정되는 게 과제로 남아있다. GHG 배출량을 대폭 줄이려면 재생 가능 에너지 유래의 메탄올을 사용해야 한다. 또, 메탄올의 물량 확보나 가격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한편, 네덜란드의 친환경 연료 제조 회사인 OCI글로벌은 최근 로테르담항에서 메탄올의 벙커링(연료 공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메탄올이 선박용 연료로 공급되는 건 유럽에서 처음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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