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05 09:07

‘코로나 특수 종료’ 항만물류기업, 올해 상반기 외형·이익 모두 후퇴

평균 영업이익률은 3.9%…전년比 0.1%p↑
동방은 나홀로 호실적 달성…“다수의 중량물 운송 프로젝트 수행 등 영향”


국내 주요 항만물류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해운 불황 장기화 등에 영향을 받아 대체로 지지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동방은 본지가 조사한 6개 항만물류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이익을 동반 성장시키는 성과를 냈다. 다수의 중량물 운송 프로젝트 수행과 적극적인 물량 확보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또한 2분기 영업이익 최대치 경신 등 실적 호재를 보인 쿠팡의 전담 물류 운영사 노릇을 톡톡히 한 게 동방의 실적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CJ대한통운 한진 세방 케이씨티시 동방 인터지스 등 6개사는 올해 상반기 합계 매출액 8조7880억원 영업이익 3461억원 순이익 195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5.4% 1.4% 13.2% 감소했다. 이들 6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도 3.9%로 전년 동기 대비 0.1%p(포인트) 상승했다. 한진 세방 인터지스 등 3개사는 각각 0.4%p 1.3%p 1.1%p 떨어졌다. 반면 CJ대한통운(3.7%) 케이씨티시(5.3%) 동방(4.1%) 등 3개사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0.5%p 0.4%p 1.1%p 오르며, 해운 불황 등 대외 악재 속에서도 나름 선방했다. 

CJ대한통운은 상반기 외형이 축소됐으나 수익성은 개선됐다. CJ대한통운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 하락한 5조7703억원을 낸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2% 10.4% 후퇴한 2114억원 1085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업 부문별 실적을 보면 택배·계약물류(CL)부문은 강세를 보인 반면 글로벌·건설부문은 약세였다. 글로벌사업은 포워딩 사업의 시황 악화와 경기 둔화로 물동량이 줄어들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1062억원 301억원으로 1년 전 같은 시기에 견줘 19.2% 41.7% 모두 감소했다. 건설사업의 경우 건설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원가부담이 일시적으로 늘어나 매출은 4391억원으로 57.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22년 상반기 28억원에서 2023년 상반기 18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반면 택배·전자상거래사업은 꾸준히 호성적을 거두며, 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 사업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8320억원 1105억원으로 3.3 % 37.6% 증가했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통합 배송솔루션 ‘오네’ 브랜드 기반의 도착보장 서비스 안정화와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 등이 영향을 끼쳤다. 계약물류부문은 생산성혁신 프로젝트를 통한 중소 고객사 수주 증가와 운영 효율화에 힘입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3929억원 726억원으로 4.2% 27.5% 늘어났다.

한진도 올해 상반기 매출과 이익이 모두 후퇴하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한진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8% 줄어든 1조366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1.6% 72.5% 하락한 592억원 10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에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항만·포워딩·특송 물량 감소와 택배 허브터미널, 휠소터 도입 등 투자비용과 운영원가 상승 등에 영향을 받아 상반기 수익성이 악화됐다.

택배와 해운, 육운 등 3개 사업 부문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택배사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654억원(5.8%) 92억원(27.1%)이었고 해운업은 253억원(51.9%) 51억원(47.9%)을 냈다. 육운의 매출액은 2133억원으로 0.5% 올랐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900만원으로 흑자 전환됐다. 하역, 창고 등 2개 사업 부문은 매출액이 각각 2071억원 113억원으로 0.5% 6.6% 6.9%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476억원 20억원으로 7.7% 0.7% 줄어들었다.

이 밖에 글로벌, 차량종합 등 나머지 사업 부문의 매출액은 각각 1551억원 894억원으로 27.6% 37.8% 역신장했다. 글로벌 사업의 영업이익은 7200만원으로 2분의1(99%) 후퇴했고 차량종합은 지난해 상반기 42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6억2900만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전환됐다. 

 

세방은 운송 하역 등의 사업 부진에 따라 지지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 기업은 지난해 매출액 5486억원 영업이익 221억원 순이익 384억원으로 1년 전 같은 시기에 견줘 각각 20.0% 39.0% 16.5% 떨어졌다. 세방 측은 별도기준 실적으론 매출액이 8.3% 올랐고 이익 또한 작년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띠며 나름 선방했지만, 연결 기준으론 코로나19 특수 해제에 따른 운임 정상화 등의 영향으로 세방익스프레스 등의 실적이 부진한 게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세방익스프레스의 올 상반기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810억원 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4% 88.6% 대폭 감소했다. 사업 부문별 실적을 보면 운송 및 하역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967억원(14.7%↓) 126억원(47.5%↓)을 냈고, 임대 외 기타는 매출액 1095억원(43.1%↓) 영업이익 48억원(42.2%↓)이었다. 컨테이너야드(CY)/소량화물집화장(CFS)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8.8% 23.7% 오른 424억원 47억원으로 집계됐다.

케이씨티시도 올해 상반기 운송 사업이 부진한 탓에 외형과 내실 다지기엔 실패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0.4%p 상승했다. 이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6% 줄어든 408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7% 14.1% 하락한 216억원 146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실적 비중이 가장 큰 운송 외 사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6% 26.0% 후퇴한 2356억원 92억원을 기록했다. 소화물 외 사업의 매출액은 1077억원(67.9%), 영업이익은 45억원(15.4%↓)이었다. 하역작업 외 사업의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2% 111.3% 늘어난 650억원 79억원으로 집계됐다. 

동방은 국내 주요 항만물류사 중 유일하게 실적 호조를 띠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특히 매출 증가와 더불어 이익폭이 두자릿수 성장했다. 이 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56억원 11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40.5% 358.3% 상승했고, 매출액도 3845억원으로 4.1% 올랐다. 동방 측은 “다수의 중량물 운송 프로젝트 수행과 적극적인 물량 확보로 전반기 대비 매출과 손익이 증가했고, 관계 기업의 손익 개선 등을 통해 전반기 대비 손익이 개선됐다”고 전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화물자동차운송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522억원 26억원으로 11.7% 190.8% 늘어났다. 항만하역업의 매출액은 1135억원으로 1.0%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2022년 상반기 -14억원에서 2023년 상반기 1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 밖에 선박운송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902억원(16.3%↓) 93억원(5.5%)이었고, 기타영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6억원(91.1%) 16억원(42.0%↓)을 기록했다.

인터지스도 매출과 이익이 모두 두자릿수 역신장하며 부진했다. 인터지스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15.0% 감소한 309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8.9% 45.1% 줄어든 162억원 12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 비중의 40% 수준인 모회사인 동국제강과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3% 감소한 1261억원으로 집계됐다. 동국제강이 인터지스에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상반기 40.8%로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8.9%p 낮아졌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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