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화물시장은 올해 상반기 내내 수요 약세가 계속 됐고, 반대로 공급은 5개월 연속 강세를 띠며 수급불균형이 장기화됐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해 6월 전 세계 항공사가 거둔 수송실적(톤킬로미터·CTK)은 전년 동기 대비 3.4% 후퇴했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 같은 시기에 견줘 2.4% 감소했다. 2분기에 속한 지난 4월과 5월 CTK는 전년 동기 대비 5.2% 6.6% 하락했다. CTK는 수송된 화물의 톤수에 비행거리를 곱한 값으로, 통상 항공업계에선 화물의 수송량을 나타내는 단위로 사용된다.
항공화물 공급은 5개월 연속 강세를 보였다. 6월 항공화물 공급량(공급화물톤킬로미터·ACTK)은 계속된 여객 수요 확대에 따른 벨리 카고(여객기 화물칸에 실은 화물) 증가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다. 다만 항공사들의 공급 조절 노력으로 ACTK 증가폭은 지난 4월(13.4%)과 5월(14.5%)에 기록한 두자릿수 성장에 비해 둔화됐다.
윌리 윌쉬 IATA 사무국장은 “올해 2분기 항공화물 수요도 계속 약세였지만, 인플레이션 완화에 따라 금리 인상이 줄어들면서 하반기 화물 수요는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지역별로 살펴 보면 지난 6월엔 중남미와 중동을 뺀 전 지역에서 수송 수요는 감소했다. 세계 최대 점유율(32.4%)을 유지 중인 아태 지역의 CTK는 전년 동기 대비 3.6% 후퇴했다.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28.1%)를 차지하고 있는 북미의 CTK는 6.5% 하락하며, 전 지역 통틀어 2분기 내내 가장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다만 이는 4월(-13.1%)과 5월(-8.1%) CTK에 견줘 개선된 수치다. 북미와 유럽을 잇는 대서양 횡단 노선의 교통량이 지난 3개월간 두자릿수 역신장하다가 6월(-2.7%)부터 감소폭이 대폭 완화된 게 영향을 끼쳤다.
러·우 전쟁 여파로 피해가 컸던 유럽(점유율 21.8%)의 6월 CTK(-2.8%)도 여전히 부진했지만 상황은 전보다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지난 4월과 5월 유럽의 CTK 증감율은 각각 -8.2% -6.7%였다. 전 세계 항공화물시장 내 점유율 13.0%를 차지하고 있는 중동의 CTK는 아시아·동유럽행 노선의 교통량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0.5% 성장했다.
소수 시장인 중남미(점유율 2.7%)의 6월 CTK는 7.3% 상승하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낸 반면 아프리카(점유율 2.0%)의 CTK는 2.8% 후퇴했다. 각 지역의 공급량은 아프리카를 뺀 대부분의 지역에서 강세였다. 특히 아태 지역의 ACTK는 24.4%로 증가폭이 가장 컸다.
2분기 국내 오간 항공화물 6.8%↑…제주항공 등 주요 LCC 물량 강세 영향
올해 2분기 우리나라 항공화물 실적은 강세였다. 국토교통부의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2분기 항공화물수송량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94만6900t으로 집계됐다. 국제·국내 화물은 각각 89만5000t(7.9%) 5만2000t(-8.6%)였다.
우리나라 항공화물 실적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11개월 연속 하락곡선을 그리다가 지난 2월을 기점으로 올해 1분기부터 본격 늘어나기 시작했다. 2분기 월별 화물 수송 실적을 보면 4월 31만1900t 5월 31만500t 6월 32만4500t으로 1년 전 같은 시기에 견줘 각각 5.4% 4.0% 11.1% 올랐다. 이 중 국내·외 항공사의 2분기 화물수송량은 국제선 기준 1.0% 오른 89만5000t을 낸 반면 수하물을 제외한 항공화물은 12.3% 줄어든 67만500t을 기록했다.
대륙·국가별로 보면 2분기 항공화물실적은 명암이 엇갈렸다. 우리나라와 가장 많은 화물량이 오간 아시아는 13.3% 상승한 50만5500t을 기록했다. 아시아 점유율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중국과 일본은 각각 13만8400t 9만8800t으로 15.2% 31.4% 증가했다. 반면 두 번째로 화물 교역량이 많은 미주는 4.9% 감소한 20만4800t으로 집계됐다. 미국(18만4200t)과 멕시코(2900t)의 화물량이 각각 7.0% 5.0% 감소한 게 영향을 끼쳤다.
반대로 유럽은 7.2% 늘어난 14만6600t을 처리했다. 유럽 내 최다 교역국인 독일과의 물동량(3만8300t)은 20.8% 후퇴했으나, ▲이탈리아 1만4800t(16.3%) ▲네덜란드 1만2000t(46.3%) ▲영국 1만1700t(21.8%) ▲튀르키예 9700t(32.9%) ▲프랑스 9300t(87.3%) ▲오스트리아 8800t(2.0%) 등 주요 6개국과의 화물량이 늘어난 게 전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이 밖에 호주 등 대양주는 약 2배(95.2%) 상승한 1만6400t을 나타낸 반면 중동을 대표하는 카타르는 19.6% 하락한 1만1600t의 실적을 냈다.
국내 항공사가 처리한 전체 화물량은 국제선 기준 60만4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늘어났다. 외국 항공사는 12.7% 오른 29만1200t을 기록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물량 강세가 계속된 가운데 대형항공사는 약세를 이어갔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계 물동량은 5.3% 후퇴한 52만5300t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은 35만1200t으로 8.1% 감소한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17만4100t으로 소폭(1.0%) 증가했다.
에어인천을 뺀 국내 LCC는 모두 물동량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특히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플라이강원 등 5개사는 화물량이 10배 이상 증가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항공사별로 ▲제주항공 2만1200t(1396%) ▲티웨이항공 1만5200t(1308%) ▲진에어 1만3600t(1142%) ▲에어인천 9900t(6.6%↓) ▲에어부산 7900t(2873%) ▲에어프레미아 7300t(259%) ▲에어서울 3000t(697%) ▲플라이강원 300t(6675%) 순이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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