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3 09:03

시황 악화에 글로벌포워더 상반기 줄줄이 후진 행보

포워딩시장 침체와 작년 해운 호황에 따른 기저효과 등 영향


올해 상반기 글로벌 주요 포워더들은 수요 부진, 운임 하락 등 포워딩 시장 침체와 더불어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지난해 기저효과 등의 영향을 받아 저조한 실적을 냈다. 2023년 상반기 최다 매출 실적을 올린 독일 DHL의 물류사업부문 DHL서플라이체인과 DHL글로벌포워딩은 시황 악화에 작년 상반기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두 사업 부문의 합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86억6200만유로(약 27조2600억원) 127억600만유로(약 18조56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0% 29% 감소했다. 개별 실적으로 보면 DHL글로벌포워딩과 DHL서플라이체인은 희비가 교차했다. DHL글로벌포워딩의 매출액은 34% 줄어든 103억2300만유로(약 15조800억원), 영업이익은 42% 하락한 7억7700만유로(약 1조1200억원)를 기록했다.

반면 DHL서플라이체인의 매출액은 전자상거래 수요 확대와 계약 갱신 등에 힘입어 6% 오른 83억3900만유로(약 12조1800억원), 영업이익은 11% 성장한 4억9900만유로(약 7300억원)로 집계됐다. 

해상 물동량은 지난해 상반기 164만2000TEU에서 올해 상반기 152만5000TEU로 7%, 항공 물동량은 지난해 상반기 98만6000t에서 올해 상반기 82만9000t으로 16% 각각 감소했다. DHL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하한선을 기존 60억유로(약 8조7600억원)에서 62억유로(약 9조500억원)로 상향 조정하고 상한선은 70억유로(약 10조2100억원)를 유지했다. 

스위스 퀴네앤드나겔도 외형과 이익이 모두 두자릿수 감소했다. 퀴네앤드나겔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 127억2100만CHF(약 19조3700억원) 영업이익 11억3500만CHF(약 1조7300억원), 순이익 8억6000CHF(약 1조3100억원)로 1년 전 같은 시기에 견줘 38% 48% 47% 하락했다. 사업 부문별로 해상 포워딩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8억5900만CHF(약 7조4000억원) 6억3900만CHF(약 9700억원)으로 51% 47% 떨어졌다. 항공 포워딩의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5억1600만CHF(약 5조3600억원) 2억9300만CHF(약 4500억원)로 44% 65% 역신장했다. 해상과 항공 물동량도 각각 5% 13% 후퇴한 210만TEU 95만7000t으로 집계됐다. 

육상 물류의 매출액은 8% 하락한 18억7300만CHF(약 2조8500억원)를 냈다. 반면 영업이익은 TMS(배송배차관리) 시스템 도입에 따른 비용 절감의 영향으로 16% 오른 9300만CHF(약 1400억원)를 기록했다. 계약물류는 북미쪽 전자상거래와 헬스케어 강세에 힘입어 전 사업 부문 중 유일하게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이 사업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 36% 상승한 24억7300만CHF(약 3조7700억원) 1억1100만CHF(약 1700억원)였다.

 


또다른 유럽계 대형 포워더인 독일 DB쉥커와 덴마크 DSV도 물량 감소와 운임 하락 등의 영향으로 실적 부진을 피해갈 수 없었다. 독일 국영철도인 도이체반의 물류자회사인 DB쉥커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9% 47% 줄어든 100억6700만유로(약 14조7000억원) 6억2600만유로(약 9100억원)였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상반기의 3배 수준으로, 다른 포워더들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화물 취급 실적을 보면 ▲해상 물동량은 88만3000TEU(9%↓) ▲항공 물동량은 57만1000t(15%↓) ▲육상 물동량은 5050만건(3%↓)을 기록했다.

한편 DB 전체 실적은 매출액이 11% 감소한 249억7300만유로(약 36조4800억원), 영업이익이 62% 감소한 3억3100만(약 4800억원)유로였다.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4억2400만유로(약 62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100만유로(약 1000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됐다. 철도 관련 등의 인프라 정비 비용, DB솅커의 감수 이익 등이 영향을 끼쳤다.

DSV의 올해 상반기 실적도 전년 같은 시기보다 뒤쳐졌다. DSV의 상반기 매출액은 36% 감소한 786억8100만DKK(약 15억4200만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33% 30% 하락한 93억7700만DKK(약 1조8400억원) 66억6200만DKK(약 1조3100억원)로 집계됐다. 이 중 항공·해상 포워딩 사업에선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92억600만DKK(약 9조6400억원) 72억DKK(약 1조4100억원)로, 47% 37% 감소했다. 화물 취급량도 해상화물은 9% 후퇴한 123만100TEU, 항공화물은 21% 줄어든 64만4200t를 기록했다.

이 밖에 육송 사업의 매출액은 6% 줄어든 197억4400만DKK(약 3조8700억원), 영업이익은 4% 감소한 10억2000만DKK(약 1999억원)였고, 창고·물류사업의 매출액은 7% 하락한 115억2300만DKK(약 2조2600억원), 영업이익은 25% 떨어진 11억6100만DKK(약 2300억원)로 집계됐다.

 


북미육상운송 약세에 미국계 포워더도 실적 침체

미국계 주요 포워더들도 포워딩을 포함한 전 사업 부문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북미육상운송(NAST) 전문 포워더인 CH로빈슨은 외형과 이익이 모두 후퇴했다. 이 기업의 상반기 매출액은 해상·육상 운임 인하에 영향을 받아 전년 동기 대비 34% 줄어든 90억3400만달러(약 12조800억원)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2억9400만달러(약 3900억원) 2억1200만달러(약 2800억원)로 64% 66% 하락했다. CH로빈슨 측은 “올해 상반기 북미 육상 운송량과 화물 대비 트럭 비율은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의 낮은 수준에 가깝다”고 전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NAST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3억8300만달러(약 8조5400억원) 2억5200만달러(약 3400억원)로 1년 전 같은 시기에 견줘 23% 45% 줄어들었다. 글로벌포워딩은 2022년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42억8800만달러(약 5조7400억원) 3억3500만달러(약 4500억원)에서 2023년 상반기 15억7000만달러(약 2조1000억원) 6000만달러(약 800억원)로 각각 63% 82% 떨어졌다.

또 다른 미국계 포워더인 XPO로지스틱스도 시황 악화에 북미소량트럭화물(LTL)과 유럽운송 사업이 모두 부진했다. 이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38억2400만달러(약 5조1200억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0% 63% 하락한 1억6500만달러(약 2200억원) 4800만달러(약 600억원)로 집계됐다. LTL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 25% 줄어든 22억5600만달러(약 3조200억원) 2억3200만달러(약 3100억원)였고, 유럽운송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 44% 하락한 15억6800만달러(약 2조1000억원) 900만달러(약 100억원)를 기록했다.

UPS도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두며 올해 예상 전망치도 하향했다. UPS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449억8000만달러(약 60조2000억원) 영업이익 396만5900만달러(약 53조800억원) 순이익 39억7600만달러(약 5조3200억원)로 각각 9% 6% 28% 떨어졌다. 2분기 매출액도 전년 같은 시기보다 11% 감소한 220억6000만달러(약 29조5200억원)로, 시장 전망치였던 230억4000만달러(약 30조8400억원)를 밑돌았다.

이 중 포워딩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UPS서플라이체인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6억3900만달러(약 8조8900억원) 5억4200만달러(약 7300억원)로 1년 전 같은 시기에 견줘 23% 45% 역신장했다. 이 사업 부문도 2분기 매출액은 23% 줄어든 32억4000만달러(약 4조3400억원)로, 기존 예상치인 35억5000만달러(약 4조7500억원)보다 저조했다. 

UPS는 2023년 회계연도 매출 예상치를 기존의 970억달러(약 129조8200억원)에서 930억달러(약 124조4600억원)까지 하향 조정했다.  영업이익률도 기존 13~14%에서 12%까지 내렸다. 시황 악화와 더불어 북미 트럭운전사 노조인 ‘더팀스터즈(The Teamsters)’와의 노사 합의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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