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01 14:16

한일항로/ ‘공급 조이기 효과’ 운임 하락세 진정국면

취항선사들 실링 달성 청신호


하반기 접어들면서 한일항로의 운임 하락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선사들의 강력한 공급 축소 정책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한일항로를 취항하는 10개 컨테이너선사들은 올해 4기(7~8월) 선적 상한선(실링)을 73%로 정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응해 65% 선까지 강화했던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시기가 휴가철에다 일본 최대 명절인 오봉절(8월15일) 연휴가 껴 있는 한일항로 최대 비수기란 점을 고려해 상반기보다 공급을 더 조이기로 합의했다고 선사들은 전했다. 올해 상반기 실링 수준은 1기(1~2월) 75%, 2기(3~4월) 80%, 3기(5~6월) 78%였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대부분의 취항선사들이 7월 한 달간 목표치를 모두 채운 것으로 보인다. 공급을 줄인 탓도 있지만 수요가 상반기처럼 심한 약세를 띠지 않았다는 평가다. 비록 2개월 중 첫 달 실적이지만 선사들이 올해 들어 물량 목표를 비교적 여유 있게 달성한 건 처음이다. 

상반기까지는 수요 약세가 줄곧 이어졌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에 따르면 1~5월 동안 한국과 일본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16% 감소한 62만300TEU에 그쳤다. 컨테이너 개수로 따지면 12.2만TEU나 급감했다. 월 평균 2만TEU이상 줄어든 셈이다.

화물 종류별로 보면 수출화물은 7%, 수입화물은 14%, 환적화물은 20% 감소했다.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이 54% 감소한 게 환적화물 감소를 부채질했다. 상반기 물동량은 수출입화물만 11%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선사 관계자는 “7월은 휴가철이 시작되는 달이어서 전통적으로 물동량이 가장 빠지는 시기”라면서도 “상반기까지 계속 하락세를 보이던 물동량이 7월 들어선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취항선사들이 7월에 목표 물량을 모두 채운 건 수요 회복보다 실링을 낮춘 결과로 봐야 한다”며 “다만 오봉절 연휴가 있는 데다 휴가철이 본격화되는 8월을 앞두고 밀어내기 수요가 나타나면서 비수기치고는 물동량 실적이 예상보다 높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운임은 7월 들어 크게 떨어진 뒤 하락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7월 4주 평균 한일항로 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FEU)당 336달러를 기록했다. 전달의 432달러에 비해 22% 내렸다.

상반기 동안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45달러가 부과되던 유가할증료(BAF)가 국제 유가 하락을 반영해 하반기부터 185달러로 인하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월 평균 KCCI는 3월까지 700달러대를 이어가다 4월 들어 400달러대로 급락한 뒤 하반기 들어서면서 앞자리가 다시 바뀌었다. 

주간 운임지수는 7월24일 현재 323달러를 기록했다. 6월26일 429달러에서 7월3일 361달러, 7월10일 333달러, 7월17일 326달러로 크게 떨어진 뒤 낙폭이 둔화됐다. TEU 환산 운임은 162달러 수준이다. 한일항로 KCCI는 도쿄와 오사카행 기본운임과 BAF 등의 부대할증료를 합산해 산출된다.

수입항로 기본운임은 TEU당 50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최근 실링을 크게 강화하면서 운임 하락이 멈췄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라며 “두 자릿수대도 보였던 수출항로 기본운임이 다시 세 자릿수대로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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