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로 여성 도선사가 탄생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도선사협회는 10일 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규 도선수습생 오리엔테이션에서 국내 최초의 여성 도선수습생인 구슬(37) 씨에게 합격증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구 수습생은 2008년 한국해양대학교(60기)를 졸업한 뒤 팬오션에서 항해사로 근무하고 2018년부터 싱가포르의 BTS탱커스와 독일 베른하르트슐테십매니지먼트에서 선장으로 근무했다. 한국인 최초로 여성 선장에 오른 뒤 도선수습생 시험까지 한 번에 합격했다.
우리나라 해양교육기관에서 여성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지 30여년만에 최초의 여성 도선수습생 합격자를 배출했다. 우리나라 해기사 양성기관인 한국해양대학교와 목포해양대학교는 각각 1991년과 1993년부터 여성 신입생을 선발해 현재까지 3300명(기관 포함)을 졸업시켰다.
국제도선사협회(IMPA)에 따르면 전체 53개 회원국의 여성 도선사는 지난해 기준 142명이다. 전체 도선사의 1.73% 수준으로, 항공업계에 비해 적은 편이다.
구 수습생은 오리엔테이션에서 “승선 근무를 하며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결국엔 도선사에까지 도전할 수 있었다”며 기쁜 마음을 전했다.
이날 합격증을 전달한 도선사협회 조용화 회장은 “국내에서도 유능한 여성 선장이 꾸준히 배출되고 있는 만큼 향후 계속해서 더 많은 여성 도선사가 배출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첫 여성 도선수습생 배출에 환영의 뜻을 전했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지난 7일 도선수습생 최종 합격자 26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7월 중에 근무하게 될 항만(도선구)을 배정받고, 해당 구역에서 6개월간 200회 이상 도선 실무수습을 받은 뒤 내년 2월 실시하는 도선사 시험(실기·면접)에 합격하면 도선사 면허를 정식으로 받아 정식 도선사로 활동할 수 있다.
도선수습생 선발시험엔 총톤수 6000t 이상 선박의 선장으로 3년 이상 승무한 경력이 있는 사람이 응시할 수 있다. 시험 과목은 △법규 △영어 △운용술·항로표지 3과목이다. 올해는 177명이 응시해 6.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달 15일 필기시험을 거쳐 29명을 선발 필기 합격자를 대상으로 7월 4일 면접시험을 실시해 최종 합격자를 선정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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