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레이트 항공 화물사업부문인 스카이카고가 향후 10년간 신규 화물기와 화물기 전용 노선 추가 도입 등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를 감행하는 중장기 청사진을 내놓았다.
박상욱 에미레이트 항공 화물부 이사는 “에미레이트 스카이카고는 향후 10년간 보잉 777F 등 화물기 추가 도입 등을 통해 화물 수송 능력을 2배 이상 끌어 올릴 계획”이라며 “전 세계 항공화물 운송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항공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에미레이트 스카이카고는 보잉 747-400F 및 보잉777F 등 총 15대의 화물기를 투입·운영하고, 20개 이상의 화물기 전용 노선을 추가 확보해 글로벌 화물 운송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박상욱 에미레이트 항공 화물부 이사에게 사업성과와 향후 계획을 들었다.
Q) 에미레이트 항공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달라.
에미레이트 항공은 지난 1985년 10월 25일 설립된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책항공사(Flag Carrier)다. UAE 두바이를 허브로 두고 있고, 화물기 전용 노선 9개를 포함해 전 세계 약 150개 도시를 취항하고 있다. 2022/2023년 회계연도에 인수한 보잉777 화물기 2대를 포함해 2023년 3월 기준 약 260대의 항공기를 보유했다. 항공기 기령은 5.7년으로 업계 내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항공사는 정부의 어떠한 지원이나 간섭 없이 독립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현재 두바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항공자유화 정책(Open Skies Policy)을 통해 전 세계 유수의 항공사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공정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에미레이트 스카이카고는 에미레이트 항공의 화물사업 부문으로 두바이 국제 공항을 허브로, 화물기가 취항하는 9개 도시 운항을 포함해 약 140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에미레이트 스카이카고는 보잉 777-F 11대, 보잉 747-F 2대, 보잉777 2대 등 총 15대의 화물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Q) 지난해 화물 사업 실적이 궁금하다.
지난해 에미레이트 항공은 매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이 항공사의 매출액은 2022/2023년 회계연도 기준 전년 대비 81% 증가한 293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에미레이트 항공의 화물 사업 부문인 에미레이트 스카이카고는 매출액 47억달러를 냈다. 항공사 전체 매출 비중의 16%를 차지했다. 작년 화물 적재율은 90% 이상으로 꽉 채웠다.
다만 화물기로 개조됐던 보잉777이 다시 여객기로 복웜됨에 따라 항공화물 운송량은 후퇴했다. 2022/2023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항공화물 운송량은 1년 전 같은 시기에 견줘 14% 감소한 180만t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자상거래 등 중국발 수요가 부진하면서 이달부터 화물 수요가 많이 줄어 들었다. 중국쪽 화물에 대한 케퍼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인하되다 보니, 한국을 거치지 않고 중국발 다이렉트 운송을 선호하는 추세가 짙어졌다. 향후 에미레이트 스카이카고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을 통해 수익 모델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Q) 머스크, CMA CGM 등 몇몇 대형 선사들이 항공화물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대응한 에미레이트 스카이카고만의 사업 전략은 뭔가.
해운 선사들의 항공화물사업 진출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현재 항공화물 시황이 좋지 않다. 수요는 줄어드는 데 반해 공급이 급증하면서 가격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항공화물 운송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한 해운 사업에 다시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
에미레이트 항공의 화물사업부문인 에미레이트 스카이카고는 향후 10년 간 화물수송능력을 지금의 2배 이상 강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화물기 전용 노선과 화물기 추가 도입을 통해 항공 운송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고객들에게 개선된 화물 운송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최근 스카이카고는 보잉 747-400F 화물기 2대를 임대해 자사 화물운송 서비스에 운영하고 있다. 내년과 내후년까지 보잉 777F 5대를 납품 받을 예정이며, 향후 5년 안에 여객기 777-300ER 10대를 화물기로 전환할 예정이다. 여객을 포함한 화물기 보유 대수도 약 300대 이상으로 늘려 벨리카고(여객기 화물칸)를 증가시키고자 한다. 자사 여객기는 항공기 내 복도가 두 개 있는 와이드 바디 구조를 갖추고 있어, 항공화물 수용능력이 우수하다.
Q) 올해 항공화물 수요가 부진할 거란 전망에도 에미레이트 스카이카고는 화물기 추가 인수 등 인프라 투자를 적극 감행하고 있다. 이유가 뭔가.
에미레이트 스카이카고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항공화물운송 시장을 선도하는 전문 항공사로 발돋움하고자 한다. 예측 불확실한 항공화물 시장에서 유연하고 탄력적인 항공운송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한다.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화물기를 띄우는 항공사는 대부분 적자였다. 당시 주요 항공사들은 화물기를 처분하기 바빴다. 유일하게 카타르항공과 터키항공이 화물기를 계속 갖고 있었는데, 이것이 팬데믹 시기에 호재로 작용해 많은 수익을 올렸던 사례가 됐다.
Q) 코로나19 사태 이후 의약품 등 콜드체인 물류 운송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한국 시장은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이 성장하면서 임상 수요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향후 한국 시장 진출 계획이 있나.
한국은 에미레이트 스카이카고의 생명과학 및 헬스케어 등 여러 분야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있어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에서 수출되는 의약품의 상당 부분은 임상실험에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곧 한국 시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실제로 의약품 등 콜드체인 물류 운송 관련 고객들의 문의가 부쩍 늘어났다. 에미레이트 스카이카고 역시 해당 분야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나서고 있다. 다만 한국은 항공자유화(오픈스카이) 지역이 아니며, 슬롯 제한으로 시장 진출이 쉽진 않다.
에미레이트 스카이카고는 콜드체인 물류 운송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전 세계에서 몇 안되는 대형 항공사다. 에미레이트 스카이카고는 우수 의약품 유통관리 기준인 GDP(Good Distribution Practice) 인증을 받은 세계 최대 규모의 온도 조절 의약품 전용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또, 62여 대의 의약품 전용 ‘쿨 돌리(Cool Dollies)’를 보유하고 있다. 콜드체인 물류에 특화된 에미레이트 바이탈도 장점이다. 에미레이트 바이탈은 임상 시험, 인체 장기 및 조직, 세포·유전자 치료 관련 제품들을 운송하기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다.
Q) 항공업계에도 디지털 전환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형 항공사들은 온라인 화물 예약 플랫폼을 자체 개발하여 고객 친화적 서비스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 에미레이트 스카이카고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에미레이트 항공은 여객과 화물사업 부문 모두에서 최고의 고객 친화적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자부할 수 있다. 특히 스카이카고에는 에미레이트 항공이 자체 개발한 온라인 화물 예약 플랫폼인 ‘스카이 체인’이 있다. 개발하는 데만 약 1조원이 들어갔으며, 현재 유나이티드항공사도 이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최신 자바(JAVA)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제품 간 호환성이 뛰어나고 우수한 고객 정보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고객에게 편리한 실시간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밖에 여객운송에 특화된 예약 플랫폼인 ‘세일즈 포스(Sales Force)’도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스카이카고는 자사 항공편에 대한 실시간 요금, 용량, 이부킹(eBooking) 등을 제공하는 ‘웹카고(WebCargo)’와의 파트너십을 맺고 디지털 항공운송 서비스를 강화했다. 현재까지도 플랫폼에 백엔드 물류 부문 기술을 도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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