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항공운송협회가 올해 세계 항공시장 규모가 연초 예상보다 더 커질거란 전망을 내놓았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둔화 등 계속된 악재에도 2023년 글로벌 항공사들의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9.7% 증가한 8030억달러(한화 약 1048조56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당초 전망치였던 7790억달러(약1017조3700억원)보다 3.1% 늘어난 수치다. 항공 업계의 매출 실적이 8000억달러를 넘어선 건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 8380억달러(약 1094조43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수익성도 대폭 강화됐다. 전체 영업이익은 이전 전망치보다 7배(600%) 늘어난 224억달러(약 29조2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흑자가 점쳐진 순이익도 전보다 2배(108.5%) 개선된 98억달러(약 12조8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항공산업의 순손실액은 36억달러(약 4조7000억원)로 추정된다. IATA 측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완화 조치와 더불어 높아진 항공 운임에도 억눌린 여행 수요와 보복 소비가 겹치면서 올해 항공사들의 재무 실적이 기대치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했다.
지역별로 북미의 올해 항공 수익은 전년(91억달러)보다 26.4% 증가한 115억달러(약 15조200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북미는 전 지역 통틀어 유일하게 2022년과 2019년에 비해 여객 수요가 많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다른 지역과 달리 여행 제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고, 올해도 대규모 내수 시장에 따른 국내 여행 활성화에 힘입어 호실적을 냈다는 분석이다. 유럽과 중동 지역도 올해 두자릿수 이익폭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두 지역의 수익은 각각 51억달러(약 6조6600억원) 20억달러(약 2조6100억원)를 기록, 1년 전보다 24.4% 42.9% 늘어날 전망이다.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아프리카 등 세 개 지역은 연초 예상과 동일하게 흑자 전환엔 실패했지만 손실 규모는 대폭 완화될 전망이다. 아태 지역의 올해 예상 손실액은 69억달러(약 9조100억원)로, 2022년 135억달러(약 17조6300억원) 대비 48.9% 개선됐다. 중남미와 아프리카의 예상 손실액도 각각 14억달러(약 1조8300억원) 5억달러(약 6500억원)로 1년 전에 비해 64.1% 37.5% 회복됐다.
부문별로 여객 사업은 올해 전년보다 27% 오른 5460억달러(약 713조800억원)의 매출액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 주요국의 코로나19 제한 조치가 해제됨에 따라 승객 수송량이 늘어날 거란 분석이다. 2019년 RPK(승객당킬로미터) 수준의 87.8%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여객 탑승 인원 수는 작년에 비해 소폭(1.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큰 폭으로 인상된 항공 운임에 힘입어 예상 수익률은 202년과 2021년 대비 9.8% 3.7%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여객 탑승자는 코로나19 이전 시기(45억4000만명)에 근접한 약 43억5000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예상 여객수송율(Passenger Load Factor)도 80%를 넘어서며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예상 PLF는 80.9%로 기록적인 수송율을 보였던 2019년(82.6%)과 근접한 수준이었다. IATA의 설문조사에 참가한 미국 등 글로벌 주요 11개국 여행자 가운데 41%는 지난해보다 향후 12개월 동안 더 많은 여행을 할 것으로 투표했다. 또 응답자의 77%는 팬데믹 이전보다 더 많이 여행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항공화물량 전망치 5780만t…전년比 16%↓
항공화물사업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물량 급감 등에 영향 받아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거란 전망이 잇따랐다. IATA가 예상한 올해 항공화물량은 5780만t으로, 코로나19 특수가 기저효과로 작용했던 지난해(6840만t)에 견줘 15.5% 후퇴했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6150만t)과 비교해봐도 6.0% 후퇴했다.
올해 화물사업 매출액은 1423억달러(약 185조8400억원)로 예상하며, 2022년(2070억달러)과 2021년(2100억달러)에 견줘 각각 31.3% 32.2% 줄어들었다. 여객 수요 증가에 따른 밸리(여객기 화물칸)카고가 확대되면서 화물사업 수익률에도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수익 하락에도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1000억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반면 올해 화물 사업은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지난해 기저효과와 경기 침체에 따른 교역 둔화세에 영향을 받아 고전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랐다. 올해 화물 수익은 전년 대비 25.8% 후퇴한 1494억달러(약 195조1200억원)로 예상했다. 여객 수요 증가에 따른 밸리(여객기 화물칸)카고가 확대되면서 화물사업의 수익률은 전년보다 줄어들 거란 분석이다. 다만 수익 하락에도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1008달러)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한편 항공사 운영 비용은 늘어날 전망다. IATA가 관측한 항공기 운용 등 올해 항공사 전체 비용은 전년 대비 8.1% 증가한 7810억달러(약 1019조9900억원)로 집계됐다. 이 중 항공사 총 비용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연료 지출은 전년보다 소폭(0.5%) 오른 2150억달러(약 280조75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올해 제트유(항공유) 평균 가격은 전년(135.6달러)보다 37.1달러 하락한 배럴당 98.5달러로 점쳤다. IATA의 이전 전망치(배럴당 111.9달러)에 견줘도 13.4달러 저렴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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