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항로는 서안 항만 노사 협상이 타결되면서 물류 적체는 피했지만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아 약세 시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해운항만 사용자단체인 태평양해사협회(PMA)와 국제항만창고노동조합(ILWU)은 지난 14일 미 서안 29개 항만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6년간의 새 계약에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에서 줄리 수 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긴급 파견해 중재에 나서면서 합의에 도달했다. 다만 양측은 각 단체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세부 계약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노조 투표 후 비준까지 약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는 계약이 만료된 지난해 5월부터 새로운 단체협상을 체결하지 못하고 갈등을 겪어 왔다. 노동자 2만2000여명이 소속된 노조는 최근 항만 터미널에 인력 파견을 거부하거나 운영을 지연하고 근거 없는 건강·안전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파업을 벌이며 사측을 압박했다. 노조 측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막대한 수익을 낸 선사와 항만 터미널이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사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물류 적체를 우려해 뱃머리를 서안 대신 동안으로 돌리는 선사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미국 저널오브커머스(JOC)에 따르면 아시아-북미에서 차지하는 서안 항만의 점유율은 2021년 62%에서 이듬해 58.6%, 올해는 56%까지 떨어졌다. 협상 타결로 물류 혼란은 피했지만 수요 약세가 지속되면서 운임은 하락세를 띠었다.
해양진흥공사는 “미 서안은 동부로 이탈된 물량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전반적인 수요 증가가 동반되지 않을 경우, 서안 항만 불안 해소는 실질 공급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물동량은 9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했다. 미국 통관조사회사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올해 5월 아시아 10개국발 북미행(북미 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20% 감소한 148만TEU에 머물렀다. 상위 10개국 모두 물동량이 줄어든 가운데, 태국을 제외한 9개국이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였다.
1위 선적국인 중국은 전년 대비 19% 감소한 86만2000TEU로, 9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했다. 2위 우리나라도 18% 감소한 15만5000TEU에 머물렀다. 3위 베트남은 24% 감소한 14만TEU였다. 4위 대만은 30% 줄어든 7만1000TEU, 5위 인도는 25% 감소한 6만5000TEU였다. 일본은 8위로 21% 감소한 2만8000TEU였다.
품목별로는 1위 가구가 31% 감소한 24만7000TEU, 2위 기계류가 12% 감소한 16만7000TEU, 3위 전자·전기가 2% 감소한 14만2000TEU를 기록, 소매제품 부진이 심화됐다.
올해 4월 미국발 아시아행(수입항로)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3% 감소한 46만TEU였다. 1위 중국이 6% 감소한 12만7000TEU, 2위 일본이 5% 늘어난 6만3000TEU였다.
운임은 북미 서안이 2주 연속, 동안이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6월16일자 상하이발 북미 서안과 동안행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207달러 2103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전주 1388달러 2435달러와 비교해 서안은 13 %, 동안은 14% 각각 내림세를 보였다. 한 달 전인 1329달러 2365달러에 비해 각각 9.2% 11.1% 떨어졌다.
6월19일 현재 한국발운임지수(KCCI)는 미국 동안행 운임이 FEU 기준 전주 2546달러 대비 7% 하락한 2368달러로 2주 연속 떨어졌다. 서안행도 1516달러에서 1406달러로 7.3% 떨어지면서 서안과 마찬가지로 2주 연속 하락했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한국발 롱비치행 공표 운임은 6월 현재 FEU당 694~1830달러로 전월 669~1700달러 대비 높은 수준을 보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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