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운반선 용선료가 급등하고 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최대 6500대를 선적할 수 있는 자동차선의 1년 정기용선료가 지난 3월 현재 역대 최고치인 일일 11만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말의 1만7000달러에 비해 6.5배 급등했다. 기존 최고치였던 2008년 2분기에 비해서도 2배 이상 올랐다.
클락슨은 물동량 회복과 장거리 수송 증가, 항만 혼잡 등이 자동차선 용선료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8% 폭증했다. 중국의 선전에 힘입어 전 세계 자동차 교역은 같은 기간 20%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클락슨은 이 같은 흐름이라면 올 한 해 중국발 자동차 물동량은 3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까지 100만대에도 미치지 못하다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3배 이상 급증할 거란 관측이다.
유럽과 미주 등 장거리 지역 수출이 늘어난 것도 시황 회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클락슨은 운송 거리를 반영한 자동차선 수요는 지난해 12% 늘어났고 올해는 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시황이 초호황세를 띠면서 선박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선적 능력 56만대(CEU)에 이르는 자동차선이 발주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25척 22만대가 추가 발주됐다.
클락슨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발주된 신조선은 89척 70만대로, 12개월치 발주량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2006년 7월과 2007년 6월 사이에 발주된 65만대였다.
신조 주문이 폭증하면서 4월 현재 전 세계 자동차선 발주잔량은 100만대를 돌파했다. 자동차선 신조 물량이 100만대를 넘어선 건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현재 운항 중인 자동차선대 대비 신조선 발주량 비중은 26%까지 확대됐다.
올해 발주된 신조 자동차선 사양은 LNG(액화천연가스) 추진이 21%에 그친 반면 메탄올 추진이 9%, 추후 대체 연료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암모니아 또는 메탄올 레디(ready) 선박이 70%였다. 지난해는 전체 발주량의 92%가 LNG 연료 추진 사양이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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