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택배노조가 위탁 수수료 삭감 등을 놓고 우정사업본부와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예고했던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우체국본부는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분파업을 돌입한다고 선포했다.
우체국노조는 지난 9일 부분파업 여부를 투표에 부친 결과 전체 조합원 중 90.2%가 투표해 과반수가 넘는 78.2%가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평일 부분 배송 거부 ▲주말 생물(신선식품) 배송 거부 ▲25일 하루 전면 파업 및 결의대회 개최 등의 쟁의 행위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는 위탁 수수료 삭감 철회, 전년도 관서별 배달물량 보장 등을 요구하며 사용자인 우정사업본부와 단체교섭을 해 왔으나 올 1월 말 최종 결렬됐다. 지난달 16일에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했지만, 양측은 첨예한 갈등으로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이달 7일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우본 측은 현실적인 우편환경을 고려해 일평균 배달물량을 175~190개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택배 노동자들의 수익이 크게 줄어든다고 반대해 중노위 조정 협상은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노조 측은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는데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기준물량을 축소하고 내년 재계약에 맞춰 월 130만원에 가까운 위탁 수수료를 삭감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에 따른 실질임금 감소로 어려운 상황에서 우체국본부가 월 130만원 임금삭감안을 강요해 중노위 조정이 중지됐다고 파업 돌입 배경을 밝혔다.
이에 우본도 14일 낸 보도자료에서 파업에 돌입한 택배노조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향후 택배노조의 과도한 요구와 주장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우본 측은 “최근 경기침체로 소포우편물 접수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일부 택배사업 등으로 접수 물량이 많았던 2022년의 관서별 물량을 보장하라는 것은 비현실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우본은 특별소통대책을 마련해 국민들의 우편서비스 이용에 차질이 없도록 소포우편물 접수 중지는 가급적 지양할 계획이다. 또한 파업지역에 대해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집배원의 소포배달을 확대하고, 배달 장애가 높은 관서에 인력 지원 등을 통해 배달 지연에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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