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운임이 전 세계적으로 심한 부진을 보이는 가운데 한중항로 운임은 지난 연말에 비해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물동량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24만2000TEU로, 2021년의 344만7000TEU에서 6% 감소했다. 수출과 수입 물동량은 각각 5%씩 감소한 113만7500TEU 192만2300TEU를 기록했다. 2021년 한 해 사상 처음으로 200만TEU 고지를 넘어섰던 수입물동량은 1년 만에 다시 100만TEU대로 떨어졌다.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17% 급감한 18만2200TEU에 그쳤다.
지난 한 해 한중항로 물동량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상반기와 하반기 나란히 6%의 감소 폭을 보였다. 다만 물동량 숫자만 놓고 보면 상반기 160만5600TEU, 하반기 163만6400TEU로, 하반기에 2% 개선되는 상저하고의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에 비해 수출화물은 1%, 수입화물은 3% 늘어났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1월 11%의 두 자릿수 성장률을 냈다가 한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뒤 상반기 내내 약세를 보였다. 하반기 들어 7월 한 달 7% 성장하며 반등했지만 8월부터 다시 내림세로 돌아서 5개월 연속 하락 곡선을 그렸다. 특히 11월과 12월엔 각각 13% 12%의 두 자릿수 감소율을 신고하며 새해 전망을 어둡게 했다.
주력 수출화물인 석유화학제품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으로 수출된 석유화학제품은 589만t을 기록, 1년 전의 668t에서 12% 감소했다. 2020년 740만t에 이르던 석유화학제품 수출 실적은 2년 연속 두 자릿수 감소하며 500만t대로 떨어졌다. 합성수지(레진) 수출 물량은 6% 감소한 505만t에 그쳤다. 레진 실적은 2020년 20% 급성장한 뒤 2년 연속 6%대의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4분기(10~11월) 내내 11~25%에 이르는 가파른 하락 폭을 보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상반기엔 중국 당국의 코로나 봉쇄가 수요 부진의 원인이었다면 하반기엔 제로코로나 정책 폐지가 물동량 침체로 이어졌다.
선사 관계자는 “중국의 거리두기 완화로 최근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공장 조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지 코로나 사태가 진정세에 접어들어야 물동량도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운임은 지난 연말 바닥을 찍은 뒤 소폭 올랐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부산발 수출항로 운임(KCCI)은 25일 현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83달러를 기록했다. 20피트 컨테이너(TEU) 환산 운임은 140달러 수준이다. KCCI는 지난해 연말 247달러로, 단기 저점을 찍은 뒤 1월2일 252달러, 1월9일 275달러, 1월16일 280달러, 1월25일 283달러 등 4주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다.
수입항로 운임도 연말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발 부산행 운임은 1월20일 현재 TEU당 238달러를 기록, 지난해 12월30일 이후 4주 동안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수입항로 운임은 2020년 말 사상 최초로 4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하다 지난해 8월 수요 부진과 공급망 혼란 완화로 200달러대로 떨어진 뒤 약세를 지속 중이다. 지난해 12월23일 단기 최저점인 225달러까지 떨어진 뒤 1주일 만에 8달러 올랐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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