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절(설)과 우리나라 설날 연휴를 겨냥한 밀어내기 특수마저 실종하면서 북미항로는 수요 부진이 새해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중국발 수요 급감에 시황은 약보합세가 계속되고 있다. 선사들은 중국의 연휴에 대비해 공급 조절에 돌입하며 1월 중순부터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을 확대하고 있다. 선복이 부족하고 운임이 급등해 물류대란이 극심했던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북미수출항로 물동량은 3년 만에 역신장했다. 미국 통관조사회사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지난해(1~12월) 아시아 10개국발 북미행(북미 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4% 감소한 1964만6000TEU에 그쳤다. 북미수출항로 연간 물동량 실적이 감소세를 보인 건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상반기까지는 물동량 강세가 계속됐지만 8월 26개월 만에 내림세로 전환된 데 이어 9월 이후에는 매달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였다. 데이터마인 통계는 적재 컨테이너가 대상이며, 미국을 경유하는 환적화물은 포함하지 않는다.
1위 선적국인 중국은 전년 대비 7% 감소한 1158만2000TEU로, 점유율은 59%로 전년 61%에서 2포인트(p) 하락했다. 상반기까지는 호조를 보였지만, 하반기 이후 물동량이 급감했다. 2위 우리나라는 5% 증가한 205만5400TEU, 3위 베트남은 13% 증가한 176만9000TEU로 집계됐다. 6위 인도는 9% 증가한 80만2000TEU를 기록했다.
반면 4위 대만은 5% 감소한 102만2000TEU, 5위 싱가포르는 5% 감소한 80만8000TEU, 8위 일본은 6% 감소한 38만4300TEU에 머물렀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북미수출항로 물동량은 전년 대비 23% 감소한 131만TEU로 부진했다. 최대 선적국인 중국이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 1위 중국은 30% 감소한 73만6500TEU, 2위 우리나라는 5% 감소한 15만1700TEU에 그쳤다.
반면 3위 베트남은 8% 증가한 12만3700TEU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미국발 아시아행(북미수입항로)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8% 증가한 46만5000TEU였다. 1위 중국은 8% 증가한 14만4400TEU, 2위 일본은 7% 증가한 5만4600TEU로 나타났다.
공급 대비 수요 부족으로 운임 하방 압력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북미 서안뿐만 아니라 동안까지 혼잡이 완화되면서 공급량이 늘어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운임은 서안이 한 주 만에 반등에 성공했으며, 동안은 34주 연속 떨어졌지만 하락 폭이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1월20일자 상하이발 북미 서안과 동안행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403달러 2783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전주 1378달러 2825달러와 비교해 서안은 2% 오른 반면, 동안은 1.5% 하락했다.
부산항을 기점으로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북미항로 운임지수(KCCI)는 1월20일 현재 FEU당 서안이 1506달러, 동안이 3045달러로 SCFI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서안은 3주 연속, 동안은 지난해 11월 첫 발표 이후 11주 연속 하락세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한국발 롱비치행 공표 운임은 1월 현재 FEU당 1300~4983달러로 큰 편차를 보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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