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운조합과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자회사 SK에너지가 국내 해운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힘을 모은다.
해운조합 임병규 이사장과 SK에너지 서석원 R&S(정유·트레이딩) 부문 대표는 2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선박 경제운항속도 준수 캠페인’ 협약식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협약을 계기로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운항에너지효율지수(EEXI) 선박탄소집약도지수(CII) 등의 온실가스 규제에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협약서엔 경제 운항 속도를 준수하는 선사가 해운조합에서 SK에너지 연료를 구매하면 유류비 할인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선박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SK에너지는 해운조합을 통해 매년 국내 전체 소비량(4억2000만ℓ)의 절반에 가까운 2억ℓ의 선박 연료를 공급하고 있다.
선박이 운항 속도를 낮추면 연료 사용량이 줄어 온실가스 배출량도 크게 감소한다. SK에너지는 공급량의 10%인 2000만ℓ의 연료를 아끼면 온실가스 5만8000t을 줄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IM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선박 운항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2018년 기준 연간 10억6000만t으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에 이른다.
해운조합과 SK에너지는 이날 미래 친환경 선박 연료유 공급 등 해운시장의 친환경 사업을 함께 발굴하고 추진하는 데도 뜻을 모았다. SK에너지는 석유제품 생산, 유통과정뿐 아니라 선사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기여하고, 해운조합은 해운산업의 무탄소 운동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임병규 이사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해운업계가 국가적인 탄소중립 의지에 적극 동참하면서 깨끗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 조성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아울러 이번 조치가 고유가시대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합원사들의 경영 지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석원 대표는 “해운시장의 탄소배출을 줄이려면 해운업계뿐 아니라 해상유를 공급하는 정유사의 노력도 중요하다”며 “선박이 경제 운항 속도를 준수할 수 있도록 독려해 SK에너지와 해운업계의 상생, 해운시장의 탄소배출 저감이라는 두 목표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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