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북미항로는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을 겨냥해 많은 물량이 수송되는 시기이지만 올해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따른 수요 위축과 재고 증가가 맞물리면서 특수가 실종됐다.
선사들의 공급 조절에 이어 물동량 감소가 동반되면서 항만 적체는 크게 완화된 모습이다. 지난해 50여척의 선박이 미국 서안 인근에 대기하면서 물류대란이 극심했던 모습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선사 관계자는 “통상 성수기를 맞아 9~10월 상승세를 보였던 운임이 올해는 수요 부진으로 하락세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 부진에 중국 차이나유나이티드라인(CU라인), 미국 맷슨, 프랑스 CMA-CGM 등은 미서안 일부 서비스에서 철수하며 공급 감축을 진행했다.
다만 일부 선사들은 선대 운용 효율성을 최적화하고자 북미항로에 신조선을 잇따라 투입했다. 대만 양밍해운은 일본 이마바리조선소에서 건조한 컨테이너선 1척을 부산-북미항로에 투입, 1만1000TEU급 시리즈 도입을 마무리 지었다.
양밍해운은 일본 쇼에이기센과의 장기용선계약을 통해 과거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14척을 발주한 바 있다. <양밍트릴리온>호이 투입한 PN3은 홍콩-옌톈-상하이-부산-밴쿠버-터코마-부산-가오슝-홍콩을 순회하는 노선이다.
완하이라인은 창사 이래 가장 큰 선박인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삼성중공업에서 인수, ‘AA3’에 이달 말 투입했다. AA3의 로테이션은 하이퐁-까이멥-홍콩-서커우-샤먼-타이페이-닝보-상하이-롱비치-오클랜드 순이다.
운임은 서안이 21주, 동안이 20주 연속 하락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10월21일자 상하이발 북미 서안과 동안행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029달러 5639달러를 각각 기록, 서안은 2020년 5월, 동안은 2021년 8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전월 2684달러 6538달러와 비교해 서안은 24%, 동안은 14% 하락했다.
서안은 올해 2월 사상 최고치인 8117달러에서 75%, 동안은 지난해 9월 가장 높았던 1만1976달러에서 53%나 빠졌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한국발 롱비치행 공표 운임은 10월 현재 FEU당 1600~8300달러로 전월 1548~7648달러에 비해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물동량은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띠었다.
미국 통관조사회사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아시아 10개국발 북미행(북미 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한 154만6488TEU로 집계됐다.
1위 선적국인 중국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89만7105TEU로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2위 우리나라는 7% 증가한 16만4968TEU, 3위 베트남은 32% 증가한 15만3736TEU, 5위 인도는 12% 증가한 7만5296TEU였다.
반면, 4위 대만은 11% 감소한 7만5298TEU, 7위 태국은 16% 감소한 3만9507TEU, 8위 일본은 8% 감소한 2만7706TEU에 각각 그쳤다. 미국발 아시아 10개국행(북미 수입항로)의 8월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2% 감소한 45만4985TEU에 머물며 14개월 연속 역신장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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