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 선박 건조를 맡겨 조선업 시작을 도왔던 그리스 해운사 썬엔터프라이즈가 이번엔 전남지역 조선사에 11만t급 탱크선 건조를 의뢰해 인도를 눈앞에 뒀다.
전라남도와 대한조선은 지난 14일 화원산단 대한조선에서 썬엔터프라이즈에서 수주한 탱크선 <스트리몬>호 명명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스트리몬은 그리스에 있는 강 이름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록 전남도지사, 김광호 대한조선 회장, 스타브로스 리바노스 썬엔터프라이즈社 대표, 선박 건조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신조선은 대한조선이 2021년 썬엔터프라이즈에서 11만5000t급 탱크선을 수주한 것이다. 길이 249.9m, 높이 21.2m, 폭 44m 규모이며, 에너지 효율 지수인 EEDI(신조선에너지효율지수) Phase 3에 만족하는 친환경 고효율 선박으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에 맞춰 설계됐다. 오는 21일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그리스는 전 세계 선박의 약 20%를 보유한 세계 1위 해운국가다. 썬엔터프라이즈는 1972년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 26만t급 탱크선 2척을 발주해 한국조선업의 시발점을 갖게 한 깊은 인연이 있다.
지난 2019년 첫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을 대한조선에 발주한 이후 신뢰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초 세계적으로 원유운반선 발주 물량이 거의 없을 때 대한조선의 품질을 믿고 추가 발주를 진행했다.
스타브로스 리바노스 썬엔터프라이즈 최고경영자(CEO)는 “우수한 품질의 선박을 건조해준 대한조선 모든 임직원들에게 감사하다”며, “썬엔터프라이즈는 대한조선과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해서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해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에 이어 이달 1일 대한조선을 인수한 김광호 대한조선 회장은 환영사에서 “지난해 유류 물동량 감소에도 대한조선에 아프라막스 탱크선 발주를 결정해 준 스타브로스 리바노스 CEO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우수한 품질과 납기 준수로 보답하기 위해 강재가 상승,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 임직원이 힘을 모아 성공적으로 선박 건조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대한조선은 수주 경쟁력뿐만 아니라 재무적으로도 건실한 회사로 성장을 이뤄내 선주사에게 더욱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뛰어난 기술력으로 대형 탱크선을 건조한 대한조선의 노고를 격려한다”며 “앞으로 미래 친환경 선박 분야 기술개발, 기반 확충 등 도 차원의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지난 2019년 어려운 도내 조선업 활성화를 위해 그리스를 방문, 전남지역 조선사와 조선기자재기업의 우수한 기술력을 설명하고 탱크선 2척 1억달러의 수주계약을 지원했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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