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CJ대한통운 택배기사이지만 저녁에는 화가로 변신하는 ‘택배화가’ 원성진씨가 4번째 개인 전시회를 가진다.
CJ대한통운은 오는 9월 3일까지 을지로4가역 아뜨리애(愛) 갤러리에서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원성진씨가 ‘소리 내지 않는다고, 멈춘 것은 아니다’라는 주제로 개인 전시회를 가진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개인 전시회는 서울시설관리공단의 후원을 통해 지난 8월 15일부터 9월 3일까지 3주간 개최될 예정이다. 2호선 을지로4가역과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사이의 지하보도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갤러리에는 ‘깊은 한강의 침묵(A deep silence)’을 포함해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원성진씨가 지난 1년동안 그린 10여점의 작품이 공개됐다.
원씨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침묵을 강요당한 서울이 한강을 통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며 “지난 1년 강변북로를 쉼 없이 왔다갔다하며 배송하는 중에 한강도 쉼 없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고 한강을 그렸다”고 전시 주제를 설명했다.
2017년부터 택배기사를 시작한 원씨는 어느덧 베테랑 택배기사이자 화가로 거듭났다. 지난 2018년 4월 ‘바람이 조금 불면’이라는 주제로 코소(COSO) 갤러리에서 연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이번이 4번째 개인전이다.
원씨에게 택배는 캔버스에 자신의 꿈과 이야기를 그릴 수 있게 도와준 직업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워라밸을 중요시하는 그는 “최근에는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기존보다 배송효율을 더 높이고 시간을 단축시켰다”며 “물량이 많이 몰리는 시즌이 아닌 이상 평소 오후 4시 정도에는 일을 마치고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씨는 택배화가지만 시집을 출간한 시인이기도 하다. 진주작가회의 시화전에 다수 참가했으며 지난 2019년에는 시집 ‘맴돌다가’를 처음으로 출간한 바 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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