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삼성중공업도 카타르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대량 발주 프로젝트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조선업 사상 최대 규모의 선박 수주 계약을 체결하며 2년 연속 연간 수주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중공업은 버뮤다 지역에서 17만4000㎥급 LNG 운반선 12척을 수주했다고 22일 공시했다.
발주처는 북대서양이지만 업계에서는 LNG선을 발주한 카타르 프로젝트의 하나로 보고 있다.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는 “삼성중공업에 발주한 LNG 운반선은 2025년 가동 예정인 카타르에너지(옛 카타르페트롤리엄)의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를 위한 신조선 계획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해사신문도 “발주된 14척 모두 카타르 국영기업인 카타르에너지의 사업 협상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주 금액은 총 3조3310억원으로 조선업 역사상 단일 선박 건조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삼성중공업이 세운 종전 최대 기록 2조8000억원에서 5000억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지난해 3월 대만 컨테이너선사 에버그린은 삼성중공업에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 단일 선박으로는 역대 최대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수주한 LNG선의 척당 금액은 2억1500만~2억1700만달러로, 최근 신조 선가인 2억2400만~2억3000만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날 삼성중공업은 아프리카 지역 선주로부터 LNG 운반선 2척을 추가로 수주하면서, 하루에만 3조9000억원 규모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는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전체 매줄액의 절반이 넘는59% 규모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수주로 올해 누계 수주 실적을 33척, 63억달러까지 끌어 올리며, 6개월 만에 연간 수주 목표 88억달러의 3분의 2 이상(72%)을 확보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환경 이슈에 더해 지정학적 문제로 글로벌 LNG 수요는 증가 추세에 있어 LNG 운반선 시황 호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주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이달 초 대우조선해양은 에이치라인해운(컨소시엄 리더) 팬오션 SK해운으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에서 17만4000㎥급 LNG 운반선 4척을 1조734억원, 한국조선해양은 유럽에서 LNG 운반선 2척을 5375억원에 수주했다고 각각 공시했다. 두 조선사는 발주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카타르 프로젝트의 수주 물량으로 추정했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는 연간 LNG생산량을 기존 7700만t에서 1억2600만t으로 확대하는 증산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 일환으로 지난 2020년 카타르에너지는 우리나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총 700억리얄(약 24조원) 규모의 선대(船臺·슬롯) 예약을 체결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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