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호황을 배경으로 지난해 국적 컨테이너선사들이 8배가 넘는 이익 신장을 거뒀다. 2020년 1조원대였던 합작 영업이익이 11조원까지 치솟았다. 원양선사뿐 아니라 상위권 근해선사들까지 조 단위의 영업이익을 신고했다. 중견 근해선사들은 사상 처음으로 수백억원의 이익을 냈다. 반세기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컨테이너선들이 그동안 상상조차하지 못했던 실적을 거둬들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국적 컨테이너선사 14곳의 전체 매출액은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 24조6853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의 12조3079억원에서 2배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2020년 1조4350억원에서 지난해 11조4984억원으로 8배 급증했다. 한성라인을 제외한 13개 선사가 100% 넘는 이익 증가율을 신고했다. 그 결과 영업이익률은 2020년 12%에서 47%로 치솟았다. HMM과 SM상선 등 두 원양선사는 50%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을 일궜다.
원양선사들, 영업이익률 50% 넘어서
HMM은 지난해 매출액 13조6646억원, 영업이익 7조3569억원, 순이익 5조3485억원을 각각 냈다. 매출액은 2.2배, 영업이익은 7.7배 성장했고 순이익은 무려 91배 폭증했다. 영업이익률은 54%에 이른다. HMM은 20피트 컨테이너당 평균운임이 2020년 1007달러에서 지난해 2567달러로 1년 새 2.5배 인상됐다고 호성적의 배경을 설명했다.
운임은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의 779달러에 비해선 3.3배 급등했다. 반면 물동량은 2020년 389.1만TEU에서 381.3만TEU로 2% 감소했다. 전 세계 물동량이 성장세를 띠었단 점에 미뤄 심각한 항만 적체로 선박 가동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던 게 이 회사 물동량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고려해운은 매출액 3조5936억원, 영업이익 1조4544억원, 순이익 1조4525억원을 각각 거뒀다. 매출액은 91% 성장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배씩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2020년 9%에서 지난해 40%로 대폭 확대됐다. 이로써 고려해운은 1985년 이후 37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장금상선은 지난해 매출액 2조1682억원, 영업이익 7498억원, 순이익 1조1594억원을 일궜다. 매출액은 79% 늘어났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배 22배 급증했다. 영업이익에 비해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건 흥아라인 한성라인 등 계열사들의 높은 이익 성장이 배경이 됐다.
흥아라인은 매출액 1조2368억원, 영업이익 3982억원, 순이익 3837억원을 각각 냈다. 매출액은 95%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2배 9배 뛰었다. 2020년 한 해 창사 이래 첫 플러스이익을 냈던 SM상선은 지난해는 이익 규모를 조 단위로 끌어올렸다. 이 회사는 해운부문에서 영업이익 1조781억원, 순이익 1조659억원을 확보했다. 1년 전에 비해 영업이익은 9배, 순이익은 11배 늘어났다. 매출액은 2.2배 성장한 1조9093억원을 신고했다. 영업이익률은 56%를 기록, 14개 선사 중 최고치를 냈다.
남성해운은 매출액은 45% 늘어난 5840억원, 영업이익은 9.7배 늘어난 1123억원, 순이익은 6.5배 증가한 1133억원을 달성했다. 오랜 부진에 시달리다 2019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천경해운도 지난해 크게 웃었다. 35% 늘어난 3558억원의 매출액과 13배 늘어난 726억원의 영업이익, 59배 늘어난 66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2년 전 2~3%대에 불과했던 남성해운과 천경해운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0%대 안팎까지 치솟았다.
팬오션 컨테이너선 부문은 매출액 2798억원, 영업이익 677억원을 냈다. 외형은 44%, 영업이익은 3.7배 성장했다. 컨테이너선 부문 영업이익이 회사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8%에서 지난해 12%로 확대됐다.
범주해운, 영업이익 성장률 가장 높아
동진상선은 지난해 매출액 2258억원, 영업이익 365억원, 순이익 381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45% 성장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6배 6배 급증했다.
범주해운은 매출액 2097억원, 영업이익 539억원, 순이익 563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1년 전에 비해 매출액은 55%, 영업이익은 22배, 순이익은 2배 늘어났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14개 선사 중 가장 높다. 그 결과 2020년 2%에 머물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6%로 급등했다.
이 선사는 50%를 웃도는 외형 성장에 힘입어 동영해운을 제치고 매출액 순위 10위를 회복했다. 2019년까지 국적 컨테이너선사 톱10 지위를 유지하다 2020년 동영해운에 역전당했다.
동영해운은 매출액 2049억원, 영업이익 573억원, 순이익 645억원을 보고했다. 매출액은 40% 성장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배 안팎으로 급증했다. 한성라인은 지난해 매출액 1066억원, 영업이익 349억원, 당기순이익 435억원을 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5% 63% 성장했고 순이익은 2.4배 늘어났다. 창사 이래 최초로 매출액 1000억 고지를 넘어서면서 태영상선을 밀어내고 컨테이너선사 순위 12위를 차지했다.
태영상선은 매출액 999억원, 영업이익 147억원, 순이익 153억원을 일궜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배 5배 폭증했지만 매출액은 1% 감소했다. 매출액은 3년 연속 하락세를 띠며 2017년 이후 4년 만에 1000억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외형 하락은 54%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재래선사업 성적이 17% 감소한 게 배경이다. 컨테이너선사업 매출액은 30% 성장했다. 두우해운은 매출액 463억원, 영업이익 112억원, 순이익 9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33%, 영업이익은 16.7배, 순이익은 4배 성장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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