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14 14:05

벨기에·노르웨이 해운왕 전면전 ‘유로나브·프런트라인 합병 안갯속’

양사 이사회 통합 합의 발표후 유로나브 최대주주 반대 공식표명


벨기에 선사 유로나브와 노르웨이계 선사 프런트라인이 통합을 추진하려는 가운데 이를 두고 유로나브 설립자와 노르웨이 해운왕이 정면 승부를 벌이고 있다.

유로나브와 프런트라인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7일 회사 통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병 비율(주식 교환 비율)은 유로나브 주식 1주당 프런트라인 주식 1.45주다. 유로나브 주주는 통합 회사 지분 59%를 확보하고 나머지 41%는 프런트라인 주주에게 돌아간다. 통합 후 회사명은 프런트라인으로 결정됐다. 유로나브의 휘호 더 스툽(Hugo De Stoop) 최고경영자(CEO)가 통합 회사 수장에 취임한다.

통합 회사는 시장가치 42억달러, 선단 144척을 가진 세계 최대 원유운반선사로 도약하게 된다. 특히 초대형유조선(VLCC) 선단은 69척으로 늘어나 전 세계 850척 중 8%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런트라인의 최대주주이자 유로나브의 2대 주주인 노르웨이 해운왕 욘프레드릭센은 “이번 계약으로 유조선 시장 리더가 설립하게 된다”며 “새로 태어나는 프런트라인은 선대 가동률과 수익을 향상시키고, 전 주주에 이익을 실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욘프레드릭센은 지난해 9월 유로나브 지분 9.8%를 취득하고 당시 기준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유로나브와 프런트라인의 합병을 본격화했고, 7개월 만에 두 회사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지난달 유로나브 13.2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회복한 사베리스(Saverys) 가문이 통합에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1995년 유로나브를 설립하고 25년간 경영해 온 사베리스 가족회사 CMB(Compagnie Maritime Belge)는 통합 발표 다음날 “최근의 친환경 흐름에서 원유 운송을 기반으로 한 통합 회사의 성장 전략에 의문을 제기한다”며 “선단의 다양화와 탈탄소 전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사베리스 가문은 유로나브가 경영난을 겪던 지난 2020년 4월 지분율을 5% 미만으로 낮췄다가 지난해 하반기 욘 프레드릭센이 주도해 프런트라인과 합병을 추진하자 1억7700만달러를 투자해 주식 재매입에 나섰고 결국 올해 3월 최대주주로 다시 올라섰다.

사베리스 측은 다른 주주들과 힘을 합쳐 욘프레드릭센의 편에 선 현 유로나브 이사회를 몰아내겠다고 선언했다. 유로나브 이사회는 최대주주의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획대로 9월 말까지 합병을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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