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양인력 교육기관과 선원·해운단체가 모두 참여해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해기인력 양성 정책을 연구하는 미래 해기인력육성 협의회를 발족했다.
한국해양대학교를 포함한 5개 교육기관과 한국해운협회를 포함한 3개 선주단체,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을 포함한 4개 선원단체 등 총 12개 기관은 6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 10층 대회의실에서 ‘미래 해기인력육성 협의회’ 발족 협약식을 열었다.
미래 해기인력의 수급을 직·간접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12개 민간분야 기관과 단체는 이날 상호 정보를 교류하고 장기적이고 실효적인 선원 육성 정책을 공동으로 개발하고자 민간 상설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협의체는 우리나라의 선원 수급과 관련돼 있는 전 기관과 단체가 참여하는 최초의 결성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한국인 선원수는 1985년 9만7544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평균 2%씩 지속적으로 줄어 2020년 말 기준 3만3565명까지 떨어졌다. 이 중 상선 해기사는 2만1115명에서 1만5062명으로 29% 감소했다. 특히 상급 해기인력의 부족 현상으로 국적상선대의 정상적인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고 한국 해사산업 발전이 큰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심각성을 인식하고 그동안 정부와 선원 관련 단체들은 해기 전승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개별적인 활동에 그쳐 큰 효과를 보지 못했고 교육기관과 선주단체, 선원단체들이 공통된 목표를 설정하고 이행 상황을 공유해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협의체 발족에 참여한 단체들은 앞으로 ▲한국 선원의 수급 현황과 전망 예측 ▲선원 직업 매력화 방안 발굴 ▲고급 해기인력 훈련계획 수립 ▲정부 선원정책위원회 자문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날 해운협회 정태순 회장은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재양성이 중요하다”며 “협약식을 계기로 우리 해운산업계의 노∙사∙정∙학이 모두 해기전승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할 것이며, 우리 협회도 이러한 노력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협약식을 주관한 한국해기사협회 이권희 회장은 “이웃 일본의 경우 세계 2위의 상선대를 보유하고 있는데도 일본인 외항 해기사가 없어 자국의 해사산업을 외국의 전문인력에 의존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같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되지만 현재 그 변곡점에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국적 해기사 양성을 위해 민간 단체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해양대 도덕희 총장은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규모는 6,300억달러에 달하며, 해운과 조선 등 해양산업의 수출규모는 1,200∼1,300억달러로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협의회를 통해 해양산업의 미래 인재 양성문제를 노∙사∙정∙학이 함께 풀어나간다면 건강한 해양산업 생태계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했다.
이날 행사엔 정태순 회장, 이권희 회장, 도덕희 총장을 비롯해 목포해양대학교 한원희 총장, 부산해사고등학교 정재근 교장, 인천해사고등학교 김상환 교장, 도선사협회 조용화 회장, 선박관리산업협회 강수일 회장와 김종태 부회장, 선장포럼 이귀복 대표,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이유승 본부장, 해양수산연수원 장은규 본부장, 해운조합 김우철 본부장, 해양수산부 선원정책과 김석훈 과장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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