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과 오랜 관계를 맺으며 위기 때마다 선박을 발주, 백기사 역할을 했던 그리스 최대 해운선사 안젤리쿠시스그룹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인도된다.
이번에 건조를 마치고 인도하는 선박의 이름은 그리스 선박왕으로 안젤리쿠시스그룹 2대 회장이었던 <존 안젤리쿠시스>호. 지난해 고인이 된 그를 추모하고 일생을 선박과 함께 살아온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다.
선박의 이름만큼 주목되는 것은 인도된 LNG선은 양사가 가진 110번째 선박인만큼 오랜 신뢰 관계를 유지했던 두 회사 간에도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존 안젤리쿠시스>호는 그리스 안젤리쿠시스그룹 산하 마란가스社와 지난 2019년 계약한 17만4000㎥급 LNG운반선으로 대우조선해양이 자랑하는 천연가스 추진엔진(ME-GI)과 완전재액화시스템 FRS(Full Re-liquefaction System)가 탑재돼 기존 LNG 운반선 대비 연료 효율은 30%가량 높이고, 오염물질 배출량은 30% 이상 낮췄다.
안젤리쿠시스그룹과 대우조선의 인연은 1994년부터 시작됐다. 존 안젤리쿠시스 전 회장은 1973년 부친이 창립한 안젤리쿠시스그룹 선박 사업에 합류해 회사 경영을 이끌며 지난 1994년 대우조선해양에 9만8000t급 원유운반선 첫 선박을 발주했다.
이후 대우조선해양을 통해 첫 LNG선 시장에 뛰어들었고 현재 30척이 넘는 LNG선을 운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무려 116척의 선박을 발주했으며, 금액으로는 약 130억달러(약14조원)에 달한다. 여전히 대우조선해양의 기술력과 회사 미래 가치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대우조선해양은 28년 동안 이어온 두터운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안젤리쿠시스그룹 3세대 회장으로 취임한 마리아 안젤리쿠시스와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세대를 초월한 파트너십으로 서로 윈윈 할 수 있도록 세계 최고 품질의 선박으로 보답하겠다는 방침이다.
건조를 마친 <존 안젤리쿠시스>호는 4월1일 정든 옥포만을 떠나 평생 동안 자신의 꿈을 펼쳤던 대양을 향한 장도에 오르게 된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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