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30대 컨테이너 항만이 코로나19 사태로 울고 웃었다. 2020년 코로나 사태 초기 수요 감소로 제자리걸음을 걸었다가 1년 뒤 코로나 특수에 힘입어 다시 꾸준한 성장세를 거뒀다. 로스앤젤레스(LA)·롱비치 등 미국 항만은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나타내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지난해 30대 항만 중 물동량 점유율 절반 가까이 차지한 중국 항만도 대체로 플러스 성장을 나타냈다. 특히 상하이 등 상위 3대항은 모두 8% 웃도는 높은 증가율을 거뒀다. 중국 항만 물동량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세에 증가율이 1.2%까지 둔화됐다가 1년 만에 다시 높은 성장 곡선을 그렸다.
프랑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30대 컨테이너 항만 물동량이 4억5000만TEU로, 전년(4억2000만TEU)보다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코로나 사태로 0.6% 성장하는 데 그친 뒤 다시 7%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보였다.
세계 1위 항만인 상하이항은 전 세계 컨테이너항 중 유일하게 4000만TEU를 넘어섰다. 이 항만은 지난해 8.1% 늘어난 4703만TEU를 기록했다. 이어 2위 싱가포르항 3747만TEU(1.6%) 3위 닝보항 3108만TEU(8.2%) 4위 선전항 2876TEU(8.3%) 5위 광저우항 2418만TEU(4.3%) 6위 칭다오항 2370만TEU(7.7%) 순이었다.
닝보항은 개항 이래 처음으로 3000만TEU를 넘어섰다. 선전항은 2위를 놓고 닝보항과 겨뤘지만 지난 6월 코로나 확진자 발생에 따른 옌톈항 부두 폐쇄로 두 자릿수 감소세를 띠면서 순위 도약에 실패했다. 월간 실적에서 11월과 12월 연속 닝보항을 앞선 건 긍정적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환적 항만인 부산항은 재작년에 이어 작년에도 7위 자리에 머물렀다. 부산항은 1년 전과 비교해 4% 증가한 2269만TEU를 처리했다. 이 중 수출입과 환적 물동량은 각각 1045만TEU 1226만TEU로 6.4% 2.0% 올랐다. 환적의 경우 중국(1.4%) 러시아(30.6%) 등 인근 교역국과의 물동량이 늘어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2000만TEU 고지를 밟은 톈진항과 북미 서안을 대표하는 LA·롱비치항은 각각 8위와 9위로, 한 계단씩 순위가 올랐다. 두 항만은 각각 2036만TEU(10.4%) 2006만TEU(15.8%)를 처리하며 두 자릿수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국 항만은 서안뿐 아니라 동안도 물동량 강세를 나타냈다. 뉴욕과 뉴저지항은 20% 가까운 증가율을 보이면서, 순위가 두 단계 오른 18위를 기록했다. 사반나항도 19.9% 증가한 561만TEU를 처리했다. 이 항만도 28위에 자리하며 순위가 일곱 단계 상승했다.
반면 홍콩항은 10대 항만 중 유일하게 두 계단 하락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재작년 8위에 머물렀던 홍콩항은 지난해 10위까지 내려앉았다. 홍콩항 물동량은 소폭 증가했으나 뒤를 쫓던 톈진항과 LA·롱비치항의 성장세가 워낙 커 순위 변동에 영향을 끼쳤다. 홍콩항은 2.7% 증가한 1779만TEU로 집계됐다.
30대 항만에 속한 동남아 항만의 강세도 두드러졌다. 특히 말레이시아 탄중펠라패스항과 태국 람차방항은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16위와 20위를 기록했다. 이들은 각각 13.8% 12.9% 증가한 1120만TEU 852만TEU를 나타냈다.
한편 지난해 30대 항만 중 전년 대비 가장 큰 성장세를 신고한 두 항만은 모로코 탕헤르항과 인도 나바셰바항이었다. 탕헤르항은 최근 2년 동안 50%에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하며 재작년보다 한단계 상승한 23위에 안착했다. 이 항만은 24.3% 늘어난 717만TEU로 집계됐다.
나바셰바항은 25.9% 상승한 563만TEU를 처리했다. 이 항만은 재작년 12% 가까이 떨어진 물동량이 반동 증가하면서 무려 10단계 오른 26위에 랭크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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