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 물동량이 비수기를 맞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월까지 상승세를 유지하다 2월 접어들면서 베이징 올림픽과 중국 춘절(설) 연휴 등의 영향으로 급격히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7만14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34만4300TEU에서 8% 성장했다. 수출물동량은 0.4% 증가한 13만2500TEU, 수입물동량은 12% 증가한 23만8900TEU를 각각 기록했다. 수출화물은 보합세를 띤 반면 수입화물은 두 자릿수의 강세를 보이며 선사들에게 힘을 보탰다.
남중국까지 포함하는 관세청 통계는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서 발표하는 데이터와 다소 차이를 띠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비슷하다. 이로써 한중항로 월간 물동량은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성장 곡선을 그렸다. 황정협에서 집계한 11월과 12월 물동량은 각각 3% 2%의 플러스 성장을 냈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주력 수출품목인 합성수지(레진)는 모처럼 결실한 성장세를 거뒀다. 관세청에서 집계한 1월 대중국 석유화학제품 수출실적은 60만t으로, 지난해 같은 달 48만t에 비해 11% 성장했다. 이 가운데 합성수지는 49만t으로, 1년 전 39만t에서 6% 늘어났다. 2020년 한 해 20%대의 급증세를 띠었다가 지난해 두 자릿수로 후진했던 레진 물동량은 올해 들어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다시 반등의 기지개를 켰다.
다만 2월 들어 한중항로 수요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선사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취항선사들은 춘절 연휴로 중국 현지 공장들이 2주 이상 쉬었다가 이달 15일부터 조업을 재개했지만 수송 수요는 여전히 약세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선사 관계자는 “1월엔 전반적으로 강한 모습을 띠었지만 2월은 한 달 내내 부진했다”며 “춘절 연휴를 보낸 중국 현지 인력들이 공장으로 복귀한 2월 중반 이후에도 올림픽의 영향인지 수요는 기대에 못 미쳤다”고 말했다.
운임은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발 부산행 수입항로 운임은 2월18일 현재 20피트 컨테이너(TEU)당 404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중항로 수입운임은 8주 연속 400달러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3월 말 사상 처음으로 300달러를 넘어선 수입 운임은 연말엔 400달러 고지를 점령했다.
지난해 12월31일 424달러를 찍은 데 이어 1월14일 역대 최고치인 456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춘절이 끝난 2월 중순 이후 약세로 전환해 향후 흐름이 주목된다. 1월 말 449달러로, 400달러선 중반을 유지하다 춘절 연휴 이후 운임 발표가 재개된 2월11일 407달러로 급락했고 일주일 뒤에도 소폭이지만 추가 하락했다.
수출운임은 전달 수준을 유지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적선사들의 부산-상하이 구간 해상운임은 50~150달러 선을 이어가고 있다. 동영해운 동진상선 범주해운 태영상선 팬오션은 50달러, 고려해운 남성해운 장금상선 팬오션 흥아라인 SM상선은 100달러, HMM은 150달러를 부과한다. 3월부터는 100달러를 부과하는 선사가 줄어들 전망이다. SM상선은 3월 운임률을 50달러로 공표했다.
선사 관계자는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해 운임도 고점까지 올라갔다가 조정기를 거치는 것 같다”며 “아직 항만 적체 등의 요인들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도 다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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