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 물동량이 3년 만에 반등했다. 취항선사들은 공급 축소 정책을 앞세워 고운임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한국과 일본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176만100TEU를 기록, 2020년 173만5200TEU에 견줘 1.4% 성장했다. 한일항로 연간 실적이 플러스 성장한 건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이 항로 물동량은 3년 전 198만5300TEU로 정점을 찍으면서 200만TEU 돌파의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후 내리 하강곡선을 그리며 170만TEU대로 쪼그라들었다.
수출입 화물은 우상향곡선을 그렸지만 환적화물은 감소세를 띠었다. 지난해 수출화물은 1.5% 늘어난 34만1600TEU, 수입화물은 16.4% 늘어난 33만5300TEU를 거뒀다. 수출화물은 2018년, 수입화물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정주행에 성공했다.
특히 수입화물은 지난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무역분쟁 여파로 약세를 면치 못하다 두 자릿수의 고성장을 내 눈길을 끌었다. 반면 환적화물은 2.5% 감소한 108만3200TEU에 그치며 3년 연속 후진 행보를 이어갔다.
올해도 물동량 흐름은 견실한 편이다. 선사들은 올해 1기(1~2월) 설정한 78%의 실링(선적상한선)을 모두 달성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치를 3%포인트(p) 늘려 잡았지만 전 선사들이 고무적인 성적표를 내놨다. 한일항로 최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2기(3~4월) 실링은 83%로 정해졌다. 전기보다 5%p,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p 높은 수치다. 3월은 일본의 회계연도가 마무리되는 달이어서 수출입기업들의 막판 ‘밀어내기’ 수요가 몰리는 시기다.
선사 관계자는 “3월과 4월은 전통적인 한일항로 성수기인 데다 최근 수입화물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고 수출화물도 견실한 상황이어서 실제 선사들의 집화 비율은 9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운임은 강세를 유지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월 현재 국적 근해선사의 부산발 일본 게이힌(도쿄·나고야·요코하마) 한신(오사카·고베)행 공표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15~320달러로 집계됐다. ±10%의 편차를 허용하는 공표운임 특성상 300달러 안팎의 운임이 시장에 부과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원양 또는 외국선사도 전달과 같은 요율을 유지했다. 우리나라 HMM은 180달러,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는 135달러를 각각 공표했다. 프랑스 CMA CGM, 덴마크 머스크의 아시아 역내 자회사인 CNC와 씨랜드는 각각 350달러 500달러를 부과하고 있다.
일본 주요항구에서 부산으로 수송되는 수입항로 운임은 국적 근해선사 기준 200달러 안팎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초까지 50달러를 밑돌던 수입 운임은 1분기 말 100달러를 넘어선 뒤 지난 연말 200달러대까지 올라섰다. 유가할증료(BAF)는 국제유가 상승을 반영해 올해 상반기 동안 170달러가 적용된다. 지난해 하반기 155달러에서 15달러 인상됐다.
선사 관계자는 “한일항로가 성수기에 진입하기 때문에 운임은 강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며 “선사들은 기름값이 두 배가량 오른 데다 용선료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비용을 만회하는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로 개설 소식으로, 장금상선 자회사인 흥아라인은 4월부터 부산항과 일본 오키나와 나하를 연결하는 부산-나하익스프레스(PNX)를 개설할 예정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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