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20 09:08

글로벌조선시장 韓中 2강체제 고착…일본 몰락 가속화

한국조선 전세계 LNG선 90% 싹쓸이 ‘세계 1위’
일본조선 수주점유율 10%대 붕괴…한중은 40%대 달성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컨테이너선 탱크선 등을 골고루 쓸어담은 한국조선이 지난해 선박 수주량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가 지난해 12월15일까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한국 중국은 각각 45% 44%의 수주 점유율을 기록하며 1~2위에 자리했다. 

반면 3위 일본 조선은 점유율이 10%를 밑돌며 경쟁력이 크게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 조선은 지난해 단일조선소 수주량 톱 10 명단에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씁쓸한 결과를 맛봤다. 한국 중국 조선소가 각각 5곳씩 포진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최근 영국 클락슨은 2021년 한국 조선이 누계 수주량 1744만CGT를 기록, 중국 2286만CGT에 밀려 세계 1위를 내줬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1~12월) 글로벌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량은 전년 2409만CGT(수정환산톤수) 대비 36.2% 증가한 3281만CGT로 집계됐다. 벌크선 탱크선을 제외한 컨테이너선과 가스선의 수주량이 크게 늘었다. 특히 사상 초유의 해운시장 호황에 한국 중국 일본 모두 컨테이너선 수주가 증가한 게 눈길을 끈다. 

베셀즈밸류 박홍범 한국지사장은 “2021년 조선시장 역시 컨테이너선사들의 잔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며 “전년 대비 무려 2.5배의 컨테이너선 발주가 이뤄졌고 이를 기반으로 2021년 전 세계 수주량은 작년 대비 CGT 기준 약 36% 증가했다”고 말했다.

국가별 수주 점유율은 한국이 45%, 중국 일본이 각각 44% 8%를 나눠 가졌다. 한국 중국의 팽팽한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의 몰락이 눈에 띈다. 

일본은 2015~2016년 우리나라를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서며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이후 5년간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한국 중국에 크게 밀린 점유율이 10%를 밑도는 수모를 면치 못했다. 

박 지사장은 “한국조선은 지난해 점유율 45%로 1위를 차지했으나 중국과는 매우 근소한 차이”라며 “일본의 점유율은 감소 추세인 반면 한국과 중국의 점유율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사상초유 호황에 한중일 컨선 수주 모두 증가

한국조선은 강점을 보이는 탱크선 LNG선 액화석유가스(LPG)선 등의 고부가선박을 쓸어담으며 전년 대비 79% 증가한 1470만CGT를 달성했다. 

세계 1위 달성의 일등공신은 LNG선이었다. 지난해 LNG선 수주량은 1년 전과 비교해 120% 증가한 548만CGT를 기록, 우리나라 주력 선종임을 재확인했다.

LPG선은 216% 증가한 165만CGT, 컨테이너선은 219% 급증한 444만CGT를 기록했다. 반면 시황 침체로 발주가 저조했던 탱크선은 22.3% 감소한 269만CGT에 머물렀다.

중국은 전년 984만CGT에 견줘 47% 증가한 1441만CGT를 기록하며 2위에 머물렀다. 주력 선종인 벌크선의 수주량이 전년 대비 11.3% 증가한 417만CGT를 기록, 글로벌 점유율이 90%에 육박했다. 컨테이너선은 전년 283만CGT에서 718만CGT로 154% 늘었다. 반면 탱크선 수주량은 55% 감소한 99만CGT에 그쳤다. 

3위 일본의 수주량은 367만CGT 대비 24% 감소한 278만CGT에 머물렀다. 벌크선 탱크선 수주량이 급감한 게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벌크선은 중국 조선에 일감이 몰리며 전년 162만CGT에서 69% 급감한 50만CGT로 부진했으며, 탱크선은 시황 침체 여파로 전년 대비 78% 감소한 15만CGT에 그쳤다. 컨테이너선은 전년 84만CGT 대비 52% 증가한 128만를 달성했다.

선종별 글로벌 발주량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수주잔고를 든든하게 책임진 LNG선 LPG선 컨테이너선 등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발주량이 저조했던 자동차선의 발주량이 크게  늘어난 것도 눈길을 끈다. 

특히 글로벌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1000만CGT를 돌파하며 한국 중국 일본 조선 모두 수혜를 입었다. LNG선은 61% 증가한 611만CGT, LPG선은 108% 증가한 218만CGT, 컨테이너선은 157% 증가한 1298만CGT로 각각 집계됐다. 

자동차선은 4만CGT에서 138만CGT로 3350% 폭증했다. 반면 중국의 주력 선종인 벌크선은 전년 584만CGT 대비 19% 감소한 471만CGT에 그쳤다. 탱크선도 전년 654만CGT에서 33% 감소한 435만CGT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고부가선박에서 중국 일본에 우위를 드러내며 좋은 상황을 보였다. 특히 한국은 LNG선의 글로벌 수주점유율이 90%에 달하며 10%인 중국을 압도했다. 

LPG선 역시 7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4% 11%에 그친 일본 중국을 제치며 가스선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했다. 탱크선 역시 62%로 글로벌 발주량의 절반 이상을 쓸어담았으며, 컨테이너선 점유율도 34%를 기록했다.

중국은 선종별 수주 점유율이 벌크선 탱크선 컨테이너선이 각각 89% 23% 55%였으며, LNG선 LPG선은 10% 11%에 불과했다. 일본 조선은 자동차선 신조에서만 40%의 점유율을 가져갔을 뿐, 나머지 선종에서는 별다른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일본은 컨테이너선 점유율이 62%로 압도적이었으며, 벌크선 탱크선 LPG선 자동차선은 3% 9% 9% 16%에 그쳤다. 특히 LNG선 점유율은 0%로 한국 중국에 크게 밀린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선주 85% 국내조선소 찾아

전체 수주량 중 자국 선주 비율은 우리나라가 중국 일본에 뒤처진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일본은 각각 31% 35%를 기록한 반면, 우리나라는 19%에 머물렀다. 일본과 중국의 해운업 규모가 워낙 커 이러한 수치 차이가 불가피하다는 게 베셀즈밸류 측의 설명이다. 

다만 한국선주사들은 대부분의 선박을 우리조선소에 맡겼다. 척수 기준으로 올해 국적 선주사들의 한국 조선 발주가 1위를, 뒤를 이어 그리스가 2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선사들은 건조 기술력이 우수한 한국조선소에 총 386척의 선박을 발주했다. 이중 국적선사들은 72척의 선박을 한국 조선소에서 짓는다. 박 지사장은 “우리나라 선주사들의 약 85%가 한국 조선에 발주해 조선, 해운의 상생 관계를 확인 할 수 있는 한 해였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선박을 발주한 곳은 대만 선사 에버그린이었다. 에버그린은 한국 조선소에서 20척의 선박을 짓기로 결정했다. 2위는 프랑스 CMA-CGM으로 1위 에버그린보다 4척 적은 16척의 선박을 발주했다. 이어 현대LNG해운은 13척, 장금상선, HMM이 각각 12척의 신조선을 우리나라에서 짓기로 결정했다. 

중국은 홍콩 시스팬 49척, 중국개발은행 29척, 에버그린 28척, CMA-CGM과 싱가포르 이스턴퍼시픽쉬핑(EPS)이 22척 등을 발주했다. 총 660척의 선박이 발주됐으며, 자국선주 비율이 31%(205척)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 일본을 찾은 선주는 완하이라인(42척), NYK(23척), 세이프벌커(7척) 등으로 각각 파악됐다. 총 124척을 수주했으며, 자국선주 비율이 35%(44척)로 집계됐다.

 


韓, 조선소 ‘톱10’에 5곳 이름올려…日은 전멸

우리나라 조선소는 지난해 단일조선소 수주량 톱 10 명단에 5곳이나 이름을 올렸다. 특히 톱 5에 모두 이름을 올려 조선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나머지 5곳은 중국 조선소가 포진했으며, 일본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1~3위는 대형조선 ‘빅3’로 불리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차지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420만CGT의 수주량을 기록, 단일조선소 부문에서 세계 1위를 꿰찼다. 

컨테이너선은 삼성중공업의 수주잔고를 든든히 채워준 효자 선종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컨테이너선 44척, 탱크선 14척, LNG선 22척 등 총 80척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은 326만CGT를 기록, 약 100만CGT 차이로 2위에 머물렀다. 현대중공업은 LNG선 32척을 포함해 224척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73만CGT로 3위에 자리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컨테이너선 20척, LNG선 15척, 원유운반선 11척, LPG선 9척, 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WTIV) 2척, 잠수함 1척, 해양플랜트 2기 등 총 60척을 수주했다.

 4~5위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197만CGT 180만CGT로 각각 집계됐다.

중국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6위 뉴타임즈조선은 153만CGT, 7위 장쑤신양쯔장은 141만CGT를 각각 수주했다. 이 밖에 8~10위에는 칭다오베이하이조선,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 광저우황푸조선이 이름을 올렸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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