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중단됐던 인천-제주 간 여객선항로가 7년여 만에 다시 열린다.
지난 2019년 인천-제주 항로 신규 여객선 사업자로 선정된 하이덱스스토리지는 12월10일 오전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제주행 부두에서 취항식을 열고 오후 첫 취항에 나선다고 19일 밝혔다.
운항사인 하이덱스스토리지는 입찰 탈락업체인 제인페리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으로 당초 계획한 일정보다 3달 늦게 뱃길을 열게 됐다. 2심까지 패소한 원고가 지난 6월 상고하면서 취항 일정이 크게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다행히 대법원이 9월 중순께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연내 취항의 가능성을 살렸다.
선사 측은 이날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총톤수 2만7000t급 크루즈형 카페리선 <비욘드트러스트>(Beyond Trust)의 명명식을 개최했다. 우리말로 ‘신뢰, 그 이상’이란 의미의 선박명은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선주사의 의지를 담고 있다.
관할 관청인 인천해수청과 선박금융을 지원한 해양진흥공사 산업은행 관계자 등이 참석한 이 날 행사에선 하이덱스스토리지 방현우 대표의 모친 안경주 여사가 대모(스폰서)로 나서 선박의 안전운항을 기원했다.
길이 170m, 너비 26m, 높이 28m 규모의 신조선은 정원 854명, 승용차 487대, 10피트 컨테이너 화물 65개를 싣고 최고속도 24노트로 운항할 수 있다. 대기오염을 줄이고자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저감 장치도 장착했다.
안전 운항의 기초가 되는 선박 복원성을 확보하려고 선사와 해운조합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실시간 화물적재관리시스템을 설치한 것도 큰 특징이다.
이 시스템은 컴퓨터와 작업자 PDA(휴대용 정보단말기)를 연동해 실시간으로 화물 중량을 계산함으로써 조타실에서 곧바로 선적 위치를 지시하고 작업자가 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선사 측은 지난달 직접 화물을 실으면서 복원성을 계산하는 필드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자동차가 부두에 도착한 순서대로 무작위로 선적되는 연안여객선은 감항성과 복원력 확보가 가장 큰 과제다.
선박은 또 위성항법장치는 물론 긴급 상황에 대비해 화재자동경보기와 스프링클러 등 다양한 안전설비와 여객 전체가 30분내 탈출 가능한 해상탈출설비(MES) 같은 구명장비도 갖췄다. 항공기에서만 운영하던 실시간 운항정보시스템을 적용해 선내 또는 홈페이지에서 위치와 운항거리 속도 도착예정시간 등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내부는 VIP, 스위트, 패밀리, 교통약자 전용실, 반려동물 동반실 같은 90여개의 다양한 객실과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비즈니스라운지, 편의점 카페·레스토랑·노래방·펍(Pub)·일몰테라스·마사지라운지·키즈존 등 모든 고객층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방현우 대표이사는 “온 국민 마음의 상처 후 새살 역할로 ‘신뢰, 그 이상’이라는 선박명의 의미를 항상 염두에 두고 내 가족이 승선한다는 마음으로 철저한 안전관리를 진행하겠다”고 의지를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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