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반 이후 한일항로 수출입 물동량이 동반 강세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상반기(1~6월) 동안 한국과 일본을 오간 해상 물동량은 89만57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88만1100TEU에 비해 2% 성장했다. 수출화물은 1% 감소한 17만1800TEU에 머문 반면 수입화물은 15% 성장한 16만6400TEU를 달성했다. 그 결과 과거 55 대 45 정도를 보였던 수출입 화물 비율은 51 대 49로 좁혀졌다.
수출화물은 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다 6월에 9% 플러스 성장한 게 위안거리다. 환적화물은 6개월간 1% 감소한 55만7400TEU를 기록했다. 이 중 3국간 환적은 2% 성장한 40만4300TEU,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8% 감소한 15만3100TEU였다.
수입화물 호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졌다. 7월 한일항로 물동량은 7% 늘어난 14만8100TEU를 기록했다. 수출화물은 14% 늘어난 2만9200TEU, 수입화물은 38% 급증한 2만9100TEU였다. 환적화물은 2% 감소한 8만9800TEU에 머물렀다. 수입화물은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 연속 성장가도를 달렸고 수출화물은 6월 반등에 성공한 뒤 하반기 첫 달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일궜다. 환적화물은 일본과 3국 간 직항노선이 늘어나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지난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로 시작된 한일 무역분쟁으로 긴 침체기를 겪었던 수입화물이 최근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무역분쟁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예전의 부진에서 벗어난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수요 강세에 힘입어 목표한 선적상한선(실링)을 모두 달성했다. 올해 4기(7~8월) 실링은 휴가철과 8월 오봉절 연휴, 도쿄 올림픽 등의 약세 요인이 많았던 점을 고려해 75%까지 낮췄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수요는 지난해보다 강한 모습을 띠면서 실링 강화에도 플러스 성장했다. 선사들은 휴가철이 끝나고 시황이 상승세로 전환하는 올해 5기(9~10월) 실링을 전기보다 5%포인트 늘린 80%로 정했다.
운임은 비수기에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8월 국적 근해선사의 부산발 일본 게이힌(도쿄·나고야·요코하마) 한신(오사카·고베)행 공표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60~275달러 선을 기록했다. 공표운임의 ±10%에서 형성되는 시장운임은 250달러대 안팎인 것으로 추산된다.
원양선사들이 받는 운임은 155달러에서 550달러까지 천차만별이다. HMM은 180달러, 홍콩 OOCL은 155달러를 신고했다. 머스크와 자회사인 씨랜드는 오사카행 운임을 각각 550달러 475달러로 설정했다. 머스크는 수출 운임을 650달러에서 150달러로 크게 낮췄다가 이달 들어 다시 큰 폭으로 인상했다. 수입항로 운임은 두 달 연속 TEU당 150달러를 기록했다. 연초 20~50달러였던 수입 운임은 수요 강세를 배경으로 3배 이상 급등했다.
선사들은 한일항로 개편에 힘쓰고 있다. 1100TEU급 선박 1척을 투입해 도홋쿠·홋카이도서비스4(THS4)를 신설하는 한편 2척이 운항하던 THS3은 폐지했다. 용선료가 급등한 상황에서 운항 척수를 줄이는 노선 합리화 정책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성해운과 고려해운은 일본 세토우치·규슈 노선의 기항지를 맞바꾸는 개편을 벌였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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