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선 여객과 항공화물 실적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6월 항공화물 수송량은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175만t을 기록했다. 특히 방역물자 수송, 해운 공급력 부족 등으로 순화물이 증가하면서 코로나 장기화로 급감한 수하물을 대부분 만회했다.
국제선 화물은 166만t으로 전년 같은 시기보다 8.6% 늘어났다. 미국(29.1%) 중국(2.8%) 유럽(6.9%) 일본(12.1%) 등 무역 주요국과의 거래량이 증가한 게 영향을 끼쳤다. 이 중 수하물을 제외한 순화물은 22.6% 상승한 162만t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부터 10개월 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선 화물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화물은 내륙(3.8%)과 제주(13.5%) 노선이 모두 증가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9만4000t으로 집계됐다. 다만 순화물은 3만4000t으로 4000t 줄어 들었다.
글로벌 항공화물 운송수요는 이미 올해 4월부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해 4월 전 세계 항공사가 취급한 화물수송량(CTK·톤킬로미터)은 재작년 같은 달보다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성(Seasonally adjusted) 화물수요가 회복세를 띠면서 실적 증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계절성 화물수요가 가장 높았던 2018년 8월보다도 5% 상승한 수준이다.
항공여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9.3% 후퇴한 1667만명으로 집계됐다. 그 중 국제선 여객은 90.8% 감소한 119만명을 나타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률 증가에도 델타 등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에 국제선 운항이 장기간 중단된 게 주효했다.
반면 국내선은 코로나19 보복성 소비에 따른 국내 여행 수요 증가에 힘입어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 여객 실적은 45.8% 늘어난 1548만명을 기록했다. 국내선은 올해 3월부터 코로나 팬데믹 발생 이전 수준으로 본격 회복한 이후 안정적인 증가세를 유지해 오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국내선 여객은 312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65% 급증하며 호실적을 냈다. 1997년 월간 통계를 생산하기 시작한 이래 최고 성적이다.
공항별로는 제주 591만명(30.6%) 김포 523만명(48.6%) 김해 210만명(75.4%) 청주 59만명(50.5%) 등 모든 국내 공항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항공사별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는 전년 동기 대비 2.2% 상승한 417만명으로 집계됐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LCC 간 특가 경쟁 등에 힘입어 73.1% 급증한 1131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국내 LCC 중 에어서울과 진에어는 2.5배 이상 성장하면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국토부 김용석 항공정책실장은 “그동안 안정된 국내 방역 상황을 기반으로 국내선과 화물 운송이 빠르게 회복됐다”며 “일상을 회복하기 전까지 방역 안전을 최우선으로 ‘트래블 버블’이나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화물기 없는 LCC, 생존 위한 긴급자본 마련 절실
다만 항공업계는 현재 델타 변이바이러스 등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다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대형 항공사와 달리 화물기가 없는 LCC는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적자 상황이 이어지면서 티웨이항공을 제외한 주요 LCC 대부분은 자본잠식에 빠졌다. 올 1분기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의 자본잠식률은 각각 28.7% 42.5% 34.4%다.
자본잠식에 처한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은 각각 2000억원,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다음달 무상감자를 실시해 납입자본금은 1924억원에서 384억원가량으로 줄인 뒤 추가 증자를 실시해 자본 잠식 위기를 벗어난다는 구상이다.
진에어도 보유 항공기를 28대에서 23대로 줄여 고정비를 절감하고 자본을 긴급히 수혈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이미 올해 4월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이번 유상증자로 부채비율을 410%로 낮췄다. 이 항공사의 1분기 부채비율은 886%였다.
정연승 HN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여객 수요 회복이 지연되면서 높은 고정비에 따른 유동성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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