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해운사 과징금 부과 조치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외 해운사가 동남아항로에서 한 공동행위를 담합으로 규정하고 12개 국적선사와 11개 해외선사에 최대 8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재조치에 착수했다. 한일항로와 한중항로에서도 같은 판단을 내릴 경우 선사들은 2조원을 웃도는 과징금 폭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김도읍 김미애 김희곤 박수영 백종헌 서병수 안병길 이주환 이헌승 장제원 정동만 조경태 하태경 황보승희 등 국민의힘 소속 부산 국회의원 14명은 15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공정위 조치를 “지난 2017년 한진해운 파산으로 고사 직전 상태인 한국 해운산업을 완전히 질식시키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해운산업에 대한 부당심사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의원은 “해운법 제29조는 해운업의 공동행위를 인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 1981년 공정위 전신인 경제기획원은 해운사들의 공동행위를 허용하는 경쟁제한행위등록증을 발급했고 공정위도 공정거래법 적용을 제외하는 대표 사례로 해운기업의 운임공동결정행위를 언급했다”며 “현 정권에서는 이를 담합으로 몰아 대한민국 해운산업을 낭떠러지로 밀어 넣고 있다”고 공정위 조치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의원들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동남아항로 평균 영업이익률은 -3.30%로, 선사들은 10년간 수천억원의 적자를 보면서 운항을 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겨우 경영의 어려움을 벗어나고 있다”며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는 다시 글로벌 해양강국을 건설하려는 대한민국 경제와 해운산업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아울러 과징금 부과가 확정되면 “외국선사들은 운임공동행위를 인정하지 않는 ‘코리안 룰’을 벗어나려고 국내항로를 기피하고 외국 화주들은 우리 선사들에게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거”라며 “국내선사들은 막대한 과징금 납부하려고 보유 선박의 매각 등을 고려할 수 밖에 없고 현재의 수출입 물류대란이 더욱 심화될 게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14명의 의원은 “한진해운 사태로 해운산업의 이해 부족과 관료주의가 한국경제에 얼마나 큰 충격을 주었는지 몸으로 경험했다”며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신항에서 열린 선포식에서 해운산업 재건을 외쳤음에도 정부부처는 서로 다른 목소리로 과잉충성 경쟁을 하며 해운업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공정위를 비판했다.
아울러 “해양수산부는 공정위의 부당심사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청와대는 국가기간산업인 해운산업 재건의 불씨를 되살리는 조치를 취하라”고 현 정부에 날을 세웠다.
해운협회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성명서에 환영의 뜻을 밝히고, 공정위가 정치권과 전국 항만업계, 시민단체들의 민원(民怨)에 귀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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