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세계 항공산업이 올해도 막대한 손실을 기록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국내 여행 수요 회복세 및 항공화물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작년보단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세계 항공산업의 순손실액이 477억달러(약 53조3000억원)에 이르고 순이익률은 10.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손실액 1264억달러(약 141조2500억원)과 순이익률 33.9%와 견줘 개선된 수치다.
지역별로 국내 수송교통량과 국제 수송교통량이 많은 지역간 손실액 차이가 컸다. 올해 예상 손실액은 유럽이 222억달러(약 24조9700억원)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아시아·태평양 105억달러(약 11조8100억원) 북미 50억달러(약 5조6200억원) 중동 42억달러(약 4조7200억원) 남미 40억달러(약 4조5000억원) 아프리카 17억달러(약 1조9100억원) 순이었다.
북미 지역은 미국 내 백신 예방 접종 확산 및 항공화물 수요 증가로 항공산업이 회복세를 띠었다. 예상 손실액도 총 수익의 2.7%로 전 지역 통틀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예상 손실액은 50억달러(약 5조6200억원)로 2020년 350억달러(약 39조3600억원) 대비 85.8% 경감됐다.
반면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은 국제선 여객 수익 의존도가 크고 백신 예방 접종 확산 속도가 더뎌 항공수요 회복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 및 아프리카의 유상여객 킬로미터(RPK) 중 국내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11% 14%로 여타 다른 지역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두 지역의 올해 예상 손실액은 각각 220억달러(약 24조7400억원) 17억달러(약 1조9100억원)로 35.7% 17% 개선됐다.
국내 시장이 RPK 비중의 절반에 가까운 아시아·태평양, 남미 지역의 손실액은 빠르게 개선될 전망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중국 내수 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올해 예상 손실액이 105억달러(약 11조8100억원)로 전년 대비 70% 완화됐다. 남미의 경우 올해 예상 손실액은 40억달러(약 4조5000억원)로 66.4% 개선됐다. 국내 여행수요 증가로 올해 순손실의 3분의 2이상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중동 지역은 백신 예방 접종률이 늘어나고 있고 국내 시장 회복세가 빨라 손실 규모가 점차 나아질 전망이다. 다만 지속적인 국제 여행 제한 조치로 걸프 허브의 활용도는 여전히 제한적일 것 으로 알려졌다. 올해 예상 손실액은 42억달러(약 4조7200억원)로 지난해 79억달러(약 8조8900억원)에 비해 46.8% 경감됐다.
항공화물수익 사상 최대치 171조 예상
항공여객부문 중 국제선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가 간 여행제한조치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국내선은 올해부터 여행 규제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회복세를 나타냈다. 특히 코로나19 보복성 소비와 국내 여행수요 증가로 국내 여객수송량은 코로나 발발 이전 시기인 2019년 수준에 거의 근접할 전망이다. 올해 RPK은 전년보다 26% 개선됐지만 코로나19 발발 이전 시기인 2019년 수준의 46%에 머물렀다.
국제선 여객교통량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평균 87% 감소세를 보이며 부진했다. IATA는 올 하반기에도 2019년 수준의 3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올해 하반기 국내선 여객 수송량은 재작년 수준의 96%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수송량과 견줘 48%가량 더 개선된 수치다. 올해 전체 여객 수는 24억명으로 전년보다 6억명 더 늘어날 전망이다. 2019년의 45억명보다는 훨씬 낮은 수치다.
항공화물사업은 올해 화물수요가 계속 늘어나면서 호조세를 지속될 전망이다. IATA에 따르면 2021년 항공화물수요는 전년보다 13.1%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항공화물수요가 마이너스 성장률인 9.1%를 보이며 부진했던 모습과 상반된 양상이다. 특히 올해 3월 화물수요는 사상 최대치를 달성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능가했다. 올해 3월 화물수송실적(CTK)는 전년 동기 대비 4.4%, 2021년 2월에 비해 0.4% 증가했다.
이달 화물공급성장률(ACTK)도 전월 대비 5.6% 증가하며 회복세를 이어갔다. 다만 지속적인 여객기 출항금지조치로 화물적재량은 재작년 3월보다 11.7% 더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올해 항공화물량은 총 6310만t에 처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항공화물량 최고조에 이르렀던 2018년 6350만t과 비슷한 수준이다.
항공화물사업 수익은 사상 최고치인 1520억달러(약 170조9500억원)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실적인 1280억달러(약 143조9600억원)와 비교해 18.8% 증가한 수준이다. 여객기 벨리카고의 성장세도 지난해보다 5%p(포인트) 상승한 4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항공화물 적재량은 항공사들의 부채와 연료비 상승에 대한 부담이 가중된 탓에 수요증가 추세보다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점쳤다. 올해 제트 등유는 배럴당 평균 68.9달러으로 전년보다 47.9%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2019년 평균 배럴당 77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IATA 윌리 월시 사무총장은 “2020년 이후 항공산업의 총 손실규모는 줄어들겠지만 시장침체로 인해 항공사들의 경영상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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