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운임이 계속해서 오를 경우 컨테이너선 발주량이 10년 만에 최고치에 달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4월8일 현재 누적 발주량 139만TEU 중 54%인 75만TEU 규모의 일감을 확보하며 컨테이너선 수주 부문에서 세계 1위를 꿰찼다. 삼성중공업은 약 45만TEU를 수주, 글로벌 발주량의 약 30%를 쓸어 담으며 우리나라의 1위 달성에 힘을 보탰다. 중국은 56만TEU(40%), 일본은 7만TEU(6%)로 2~3위를 차지했다.
4월 초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한 컨테이너선은 134척으로 지난 한 해 기록한 126척을 이미 넘어섰다.
선형별로는 1만~1만3000TEU 사이인 뉴파나막스 79척, 4000TEU급 안팎의 파나막스 32척, 1000~2000TEU급 핸디사이즈 16척, 1만3000TEU급 이상인 초대형 컨테이너선(ULCV) 4척, 1000TEU급 이하인 피더막스 3척 등 총 134척이 발주됐다.
베셀즈밸류는 해운시장에서 운임 상승이 계속될 경우 올해 신조 발주 전체 척수는 최근 1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0년대 들어 가장 발주량이 많았던 2015년엔 228척 229만TEU를 기록한 바 있다.
시스팬, 컨선 36척 발주
이번 컨테이너선 발주는 대부분 아시아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캐나다·홍콩 선주사인 시스팬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36척의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2만4000TEU급과 1만5000TEU급 선박 도입을 결정한 시스팬은 발주 잔량을 37척으로 늘렸다. 이 중 15척은 중국 양쯔강조선에서 건조된다.
대만계 선사들도 신조선 도입에 적극적이다. 완하이라인 에버그린은 각각 29척 20척의 컨테이너선 발주를 결정했는데 대부분을 우리나라 조선소에서 짓는다. 완하이라인은 1만3000TEU급 신조선 5척을 현대중공업에, 에버그린은 삼성중공업에 1만5000TEU급 20척 전량을 각각 발주했다.
이 밖에 중국 루이양쉬핑 중구쉬핑은 각각 12척 8척, 싱가포르 이스턴퍼시픽쉬핑은 6척의 신조선을 각각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파나막스 컨선 중고선가 2.5배 ‘껑충’
선가 상승은 수주량이 크게 늘어난 한국 조선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4월11일 현재 4200TEU 파나막스급 선령 5년의 시장 가치는 전년 대비 약 2.5배 상승했다. 파나막스급 컨테이너선 선가는 4616만달러로 전년 1788만달러 대비 2.5배(158%) 폭증했다.
베셀즈밸류 박홍범 지사장은 “자산가치의 급격한 상승에도 올 한 해만 벌써 약 120척의 중고 컨테이너선들이 거래됐을 만큼 많은 선주가 선박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풀이했다.
컨테이너선 인도량은 2023년까지 3년간 300만TEU를 웃돌 전망이다. 베셀즈밸류는 올해 114만TEU에 이어 2022~2023년에 235만TEU 규모가 해운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지사장은 “신조선 인도는 공급과잉을 초래해 컨테이너선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향후 3년간 예상 인도량은 2014~2015년보다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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