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동항로는 선사들의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으로 운임이 반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봉쇄 조치 강화로 수요 부진이 예상됐지만 선사들의 선복 감축으로 운임 상승세가 지속됐다. 올해 4월12일부터 5월11일까지 이어지는 라마단기간에 대비한 밀어내기 수요는 예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운임은 1900달러대를 기록하며 2000달러 돌파를 목전에 뒀다. 4월16일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두바이행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운임은 전달 1373달러에서 40.7% 상승한 1932달러로 집계됐다. 종전 최고 기록은 올해 1월 1995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2000달러를 넘어설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제재 해제 문제도 4월 중동항로의 주요 이슈 중 하나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제재를 철회하려면 이란이 합의 내용을 준수해야 한다는 의견이지만, 이란은 미국이 해제를 먼저 실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주요 핵시설에 타격을 입은 이란이 이달부터 역대 최고 수준인 우라늄을 농축하겠다고 선언해 중동지역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을 취항하는 선사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선사 관계자는 “이란의 경제 성장과 잠재력은 여전히 높지만 장기적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한 무의미하다”며 “제재 해제로 아시아에서 이란으로 향하는 물량이 많아지면 선사들의 상황은 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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